[Week&Biz] “시소 타고 놀며 전기 만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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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붕에 커다란 바람개비가 있고 짐칸 위에는 태양전지판이 달린 5t트럭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에코 롱롱’이라는 이 트럭은 달리는 동안 바람개비를 통해 생산된 전력과 태양전지판으로 모은 에너지를 차에 내장된 전지에 저장해 이용하는 친환경차다.

안양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코오롱그룹의 비영리법인 ‘꽃과 어린 왕자’에서 마련한 이동식 에너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기 발생 시소를 타며 놀고 있다. [코오롱 제공]

짐칸을 열자 헬스사이클, 줄다리기 기계 등 각종 운동기구는 물론 부엌 싱크대와 LCD 모니터들이 가득했다. 곧 차 앞에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놓였고 5학년 5반 학생 32명이 다섯 조로 나뉘어 경기를 시작했다. 일명 ‘에너지 올림픽’. 학생들이 시소를 타거나 헬스사이클을 타면서 만들어 내는 전기가 축전지에 저장되면서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기록됐다. 열심히 움직여 가장 많은 전력을 만들어내는 팀에는 모아놓은 전기를 이용해 작동하는 기계에서 만들어진 솜사탕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 게임은 코오롱그룹의 비영리 재단법인인 ‘꽃과 어린 왕자’가 운영하는 에너지 프로그램의 일부다.

학생들은 재단 소속 김윤원(31) 대리와 오수문(24·여) 주임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80분 동안의 수업이 끝난 뒤 배창욱군은 “재미있는 놀잇감으로 알았지만 에너지가 만들어졌다. 몸이 뻐근하기도 했지만 에너지의 뜻을 알고 소중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코오롱은 지난해 4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난달 28일 공식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 김승일 홍보담당 상무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약과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인식시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초등학교 교사, 중·고등 과학교사들에게 설문하고 공주대 환경교육과 이재영 교수 등 교육전문가 8명에게 의뢰했다. 개발비와 교구 준비에 1억2000만원, 차 시설비용에 2억2000만원이 들었다. 1년 운영에 1억5000만∼2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의 에코 롱롱은 회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과도 관련된다. 코오롱은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 코오롱패션과 코로롱글로텍은 생활에 밀접한 응용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코오롱건설은 에코롱롱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운동기구들을 앞으로 건설할 아파트단지 공공시설에 적용, 여기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로 야간조명 등 단지 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양=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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