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도 금속에도 척척 … 디지털이 인쇄 판도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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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편평한 종이뿐만 아니라 접이식 포장 상자에도 인쇄물을 출력할 수 있어요. 흰색 잉크가 추가돼 금속 라벨에도 찍을 수 있지요.”

‘2009 중국인쇄박람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16일까지 닷새간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2009 중국인쇄박람회’ 현장. 미국 HP의 요게프 바락 인디고 라벨패키징 제품 담당 매니저는 회사 전시부스에서 출력 용지와 속도 등 생산성이 대폭 강화된 디지털 인쇄기기 ‘HP 인디고WS6000 디지털프레스’를 선보이며 이렇게 설명했다. “1분에 30m 길이의 인쇄물을 찍어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 박람회에는 현지 업체를 비롯해 HP·캐논 등 세계 1000여 회사가 참가해 최신 인쇄 시스템을 뽐냈다.

행사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인쇄(Digital Printing)’였다. 산업용 인쇄란 서적 출판은 물론이고 제품의 포장지나 라벨·간판·매뉴얼 등을 포함한다. 맞춤 제작이나 다품종 소량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를 기존의 아날로그 ‘오프셋(Off Set)’ 인쇄 방식이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각광받게 된 것이 ‘맞춤형’ 디지털 방식. 세계적 전자기기 업체 HP가 수년 전부터 산업용 디지털 인쇄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연유다. 이 회사는 2002년 뛰어난 기술을 갖춘 이스라엘 인디고를 인수하는 등 디지털 인쇄시장에 공들여 왔다.

업계에 따르면 아날로그·디지털 방식을 통틀어 세계 산업용 인쇄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53조 페이지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디지털 방식은 HP 추산으로 10%(7000억 달러) 정도여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알론 바-셰니 HP 부사장은 “디지털 출력 기술이 앞으로 프린터 업계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라벨 출력 업체인 디비텍은 “디지털화로 매출이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했다. 디지털 이미징 시장 조사업체인 인포트렌드의 제프 헤이즈 회장은 “디지털 인쇄는 산업용 인쇄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물결”이라고 평했다. 

베이징=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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