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가전품 알뜰한 선택요령 "집크기 맞춰 골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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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가전 혼수 마련차 어머니와 함께 서울 용산의 전자 전문할인점 '전자랜드 21' 을 찾은 김수진 (26.여.회사원) 씨. 김씨는 그러나 TV 한대도 고르지 못하고 두어 시간째 매장을 빙빙 돌아야만 했다.

'IMF시대인 만큼 가급적 돈을 아낀다' 는 다짐을 하고 나왔지만 너무나 다양한 메이커와 제품들을 보곤 마음이 흔들려 버린 것. 애써 정리해온 구입품목 메모조차도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그러나 몇시간 '다리품' 을 팔며 매장 직원들로부터 귀동냥을 한 덕에 나름대로 'IMF형 혼수가전 구입 원칙' 을 세울 수 있었다.

우선 신혼 보금자리 크기에 알맞는 혼수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 대체로 우리나라 허니문 커플들은 집 크기와는 상관 없이 대형 제품을 선호한다.

때문에 TV의 경우 30인치 이상, 냉장고 5백ℓ이상이 혼수품으로 불티나게 팔린다.

그러나 '무조건 크기만한 제품' 은 막상 20~30평형이 대부분인 신혼 집엔 어울리지도 않고 사용하기도 불편하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김씨는 자신의 전세 아파트 (20평)에 적당한 크기의 TV는 7~8평 규모의 거실에 놓을 경우 3m정도의 가시거리를 감안, 25인치형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으로 첨단.특수 기능이 부착된 고급형에 눈길이 가지만 일반형.보급형을 골라도 사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 김씨는 VCR의 경우 보급형, 오디오는 매니아가 아닌 이상 미니 콤포넌트가 무난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부부의 바깥 활동 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씨 역시 맞벌이 부부가 되는 만큼 냉장고의 경우 460ℓ급 정도면 주말 쇼핑 한번으로 1주일 분량을 저장해도 무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탁기의 경우 태어날 2세 등을 생각해 3~4인 분량을 한번에 소화할 수 있는 8㎏급 제품을 추천 받았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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