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사건 NSC 제 역할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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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이 답변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위기관리 능력은 몇점일까. 8일 국회 국방위에선 이에 대한 의문들이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NSC의 허점을 날카롭게 추궁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김선일씨 사건은 우리에게 과연 국가위기관리 능력이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한다"면서 "참여정부가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NSC를 확대했는데, 좀더 제 역할을 해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종인 의원은 김선일씨 사망 추정 시점 등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통상부를 방문했을 때 NSC는 사망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 정보력 부족을 꼬집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김선일씨 피살사건이 국가의 외교안보시스템의 부재 때문인가, 아니면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가"라면서 "NSC와 관련해 부처 간 불협화음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고 따졌다.

같은 당 송영선 의원은 "NSC 정규직원 45명에 인건비가 연간 23억원인데 그 돈으로 국가안보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면 뭣 때문에 국방부와 외교부가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있어야 하느냐"며 "NSC가 창설 당시와 다른 방향으로 권한이 확대됐기 때문에 다른 부처의 불만과 비난이 쏟아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진호(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NSC 사무처장은 "국가안보전략은 우리만 하는 게 아니라 관련 부처와 수십 차례 회의하고, 그들 부처의 인력과 머리를 빌려 만들고 있다"며 NSC가 '옥상옥'이 아님을 강조했다.

회의에선 여당 의원과 NSC의 핵심 인사인 이종석 사무차장의 설전도 있었다. 이 차장이 얼마 전 안보강연에서 군에게 대북 적개심을 갖지 말라고 한 것처럼 알려져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안영근 의원은 "강연이 부적절했으며, 그와 관련해 (이 차장이) 언론을 탓하는 것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이 차장은 "적개심보다는 내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군대가 훨씬 강한 군대라고 했고, 북한에 대해 적개심을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상식에 기초한 말도 할 수 없다면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서 있을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소영 기자<olive@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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