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정연씨에게도 40만 달러 송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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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는 박연차(64·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7년 노무현(63) 전 대통령의 딸 정연(34)씨에게 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4억원)를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007년 9월 박 전 회장이 만든 홍콩 법인인 APC사 계좌에서 정연씨 쪽으로 송금한 것이 계좌 추적으로 밝혀졌다”며 “이 돈은 이미 드러난 100만 달러나 500만 달러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11일 정연씨 부부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연씨 부부는 “40만 달러는 미국 뉴욕에서 시가 160만 달러의 집을 살 때 계약금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수사팀은 박 전 회장이 정상문(63·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요청을 받고 이 돈을 송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에 권양숙(62) 여사를 비공개로 소환해 100만 달러의 사용처와 함께 40만 달러 송금을 요구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문재인 변호사는 “정연씨가 송금받은 돈은 새로운 돈이 아니고 100만 달러의 일부다. 권 여사가 받은 것은 60만 달러이고 나머지는 미국으로 직접 송금해 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수부는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63)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은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세무조사 무마를 위한 대책회의를 했는지, 국세청 직원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김승현·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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