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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다리다’와 ‘달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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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을 하다 걸려 온 전화에 다리미 켜 놓은 걸 깜빡 잊어버려 옷이 눌은 적, 보약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은 걸 깜빡 잊고 홀딱 태운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요즘 건망증인지 툭하면 한약 (다리던/달이던) 걸 잊어버리곤 해.” “나도 바지를 (다리다가/달이다가) 몇 번 못 입게 만든 적이 있어.”

‘다리다’와 ‘달이다’는 위 대화에서처럼 헷갈리기 쉬우나, 의미가 전혀 다른 단어이므로 구분해 써야 한다.

‘다리다’는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기 위해 다리미나 인두로 문지르다’는 의미로, “상택이는 군복을 빳빳이 다려 입고 휴가를 나왔다” “다리지 않은 와이셔츠라 온통 주름이 가 있다”처럼 ‘다리다/다리어/다리니/다려/다리지’와 같이 활용할 수 있다.

‘달이다’는 ‘액체 따위를 끓여서 진하게 만들다/약제 따위에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다’는 의미로, “엄마는 간장을 직접 달여서 만드셨다” “방금 달인 차라 뜨거우니 조심하세요”같이 ‘달이다/달이어/달이니/달여/달인’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다리미’가 ‘다리다’에서 나온 말이라는 걸 기억하면 ‘다리다’와 ‘달이다’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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