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 낯설어 더 즐거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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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나 멕시코는 그다지 낯선 나라는 아니지만 이들의 영화를 접할 기회는 좀체 없다. 호주는 광활한 땅, 푸른 바다, 캥거루가 먼저 떠오르는 관광 국가의 이미지고, 멕시코는 정치.경제적인 낙후와 다혈질적인 국민성으로 뭔가 혼돈 속에 놓여 있는 국가처럼 떠오른다. 이런 인상은 과연 사실과 얼마나 부합하는 것일까. 이번에 열리는 호주영화제와 멕시코영화제를 통해 이를 확인해 보자.

***제3회 호주영화제

호주 외교통상부와 호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는 제3회 호주영화제는 10 ~ 15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02-747-7782, www.cinecube.net)에서 개최되며 장편 영화 8편, 다큐멘터리 1편, 단편 19편이 소개된다. 입장료는 5000원. 주최 측은 호주가 단지 천혜의 자원을 가진 관광 천국만이 아니라 선진적이고 모던하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호주로의 이민이나 유학을 꿈꾸는 한국인에게 좋은 정보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주요 상영작은 '반지의 제왕 2' '물랑루즈'의 데이비드 윈헴과 토니상 최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한 앤서니 라파글리아가 주연한 '뱅크'가 있다. 은행을 배경으로 한 정치 스릴러물로 토론토 영화제 등에서 초청받았다. '결혼의 비밀'은 인기 희곡작가 앤드루 보벨의 동명희곡을 영화화한 것으로 '샤인'의 주인공 조프리 러시를 비롯해 바버라 허시, 라파글리아 등 최고의 배우가 출연한다. 정신과 의사인 한 여인의 실종을 배경으로 네 부부의 애정, 섹스와 죽음을 그렸다.

'신을 고소한 남자'는 주디 데이비스와 스코틀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코미디 배우 빌리 코널리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다.

***제 6회 멕시코영화제

제6회 멕시코영화제는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아트시네마(02-745-3316,www.cinematheque.seoul.kr) 에서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멕시코대사관이 주최하며 올해로 6회를 맞았다.멕시코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풍부한 영화 역사와 활발한 영화 산업을 자랑한다.

올해는 현대 멕시코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아르투로 립스테인(61)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그는 루이스 부뉴엘의 조감독 출신으로 멕시코 특유의 정서를 블랙유머와 초현실주의적인 묘사로 그렸다.

라틴 아메리카의 두 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카를로스 푸엔테스가 각본에 참여한 데뷔작 ‘죽음의 시간’부터, 남성적인 폭력과 동성애 혐오를 그린 걸작 멜로드라마 ‘한계가 없는 곳’, 현대인의 탐욕을 우화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부의 제국’, 고대 비극에 담긴 테마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그것은 인생’ 등 대표작 9편이 상영된다.

또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5편의 멕시코 단편도 소개된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는 대전 가톨릭문화회관(042-221-1895,ww.cine1895.org)에서 순회 상영한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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