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논란 『요코 이야기』 한국 감독이 다큐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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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살 일본 소녀의 시각에서 패전 일본의 참상을 고발해 논란이 됐던 소설 『요코 이야기』가 한국 다큐멘터리 작가에 의해 재조명된다. 8일 폐막하는 제10회 전주영화제는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 ‘다큐멘터리 피칭’ 부문 SJM 제작지원상에 김응수(43·사진下) 감독의 ‘요코 이야기’ 등 2편을 선정했다. ‘요코 이야기’는 SJM 문화재단으로부터 제작 지원금 2000만원을 받게 된다.

재미 일본 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적 소설 『요코 이야기』( 원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대나무 숲 저 멀리서)』)는 1945년 일본 패전 당시 북한 지역에 살던 일본인 모녀의 수난사를 그려 2007년 국내 번역 출간 때 격렬한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이 책이 미국 상당수 지역에서 중학교 필독 도서로 읽혀온 것이 알려지면서 재미 한인을 중심으로 교재 퇴출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큐 ‘요코 이야기’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한국·미국·일본 세 나라 사람들의 서로 다른 시각을 대조하면서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무엇인지 질문하고자 한다. 김응수 감독은 “진정한 사죄 없이 배상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의 고통이 전면에 나서고, 그것이 제3국 교재로 채택되는 현실에서 부조리를 느낀다”며 “역사 속 중요 국면이 이해되기 위해 전제돼야 할 게 뭔지 문제제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욕망’(2002) ‘달려라 장미’(2006) 등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과거는 낯선 나라다’(2008) 등을 만들었다. ‘요코 이야기’는 총 1억원 미만 예산으로 추진돼 올 여름 본격 제작에 들어간다.

올해 출범한 JPP는 저예산 영화와 장편 다큐멘터리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영화제가 위촉한 선발위원회가 기획안을 심사해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디지털 장편영화 부문인 ‘프로듀서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 등에 총 80개 업체 200여명이 지원했다. 다큐 부문 본상인 JPP 다큐제작지원금엔 ‘첫사랑 - 1989, 스미다의 기억’(박정숙 감독)이 뽑혀 지원금 500만원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학술연구 및 제작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SJM 문화재단도 동일한 후보작을 대상으로 심사해 ‘요코 이야기’와 김대웅 감독의 ‘마지막 상어재비(모슬포)’를 초대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는 42개 나라에서 온 영화 200여편을 상영한 가운데 스리랑카 영화 ‘마찬’을 폐막작으로 8일 막을 내린다. 올해 출범 10돌을 맞은 전주영화제는 역대 최고 인기작품 중 5편을 엄선한 ‘다시보고 싶은 JIFF’ 가 만원사례를 이루는 등 고른 관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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