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도 구조조정…전남대 '5월대'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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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학 운동권의 투쟁을 주도했던 전남대.조선대.전북대 등 호남지역 대학들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구조조정' 에 나섰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2일 학생회를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정치투쟁 중심의 조국통일위원회와 투쟁국.선전국 등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대신 정보통신위.학술문화위.체육위.사회참여위.학생복지위 등을 신설, 취업 대책과 환경.인권문제 등에 학생회 활동의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88년 광주.전남지역 대학생대표자협의회 (南大協) 당시 만들어진 운동권의 전위조직인 전남대 투쟁국 산하 '오월대' 는 10년만에 사라지게 됐다.

조선대 총학생회도 최근 투쟁국과 '녹두대' 등 시위관련 부서를 없애고 서명.청원운동, 연극 등을 통한 새로운 운동을 모색하는 '비폭력 행동단' 을 신설했다.

전북대 총학생회는 사회.기획.연대사업부 등 3개 부서를 폐지하고 쓰레기 분리 수거, 강의실 한 등 끄기 등 에너지 절약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밖에 호남대.광주대 등 총학생회도 간부를 25~30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자치활동.취업활성화에 예산을 집중지원할 방침이다.

호남지역 대학 학생회의 이같은 변화는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시위중심의 학생운동이 설 자리를 잃은 데다 등록금 동결 등으로 학생회 수입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전주 = 천창환·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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