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함몰 美여성, 안면 이식수술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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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사고로 얼굴 전체가 함몰된 미국 여성이 안면이식수술로 새 얼굴을 얻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코니 컬프(46·여)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5개월 전 받은 안면이식수술 결과를 공개했다. 회견장에 나온 컬프의 얼굴은 사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부은 모습이었지만 코와 눈, 뺨의 형태를 온전하게 가지고 있었다.

컬프는 5년 전 남편이 쏜 총에 얼굴을 맞아 코와 뺨, 윗입술이 모두 잃는 사고를 당했다. 얼굴 중 남은 것은 오직 이마와 아랫입술, 턱 뿐이었다. 사고 뒤 컬프는 자신의 갈비뼈로 광대뼈를 만들거나 다리뼈를 떼어 윗턱을 끼우는 등 30여 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중간이 움푹 꺼진 얼굴모양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는 음식도 제대로 씹을 수 없었으며, 숨쉬는 것조차 인공호흡기 없이는 불가능했다.

컬프에게 새 희망이 생긴 건 지난해 12월이다. 사고로 숨진 다른 여성의 얼굴을 이식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2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은 시신의 피부와 혈관, 신경, 근육, 뼈로 전체 얼굴의 80퍼센트를 대체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의료진은 “아직 감정표현이 제한적이지만 그녀는 말하고 음식을 먹는 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컬프는 기자회견장에서 “내 얼굴보다 내게 얼굴을 기증해준 여성의 가족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며 기증자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얼굴 이식수술은 지난 2005년 개에게 얼굴을 물린 프랑스 여성 이자벨 디노와라가 처음 받은 이후 이번이 4번째이며 미국에선 최초 이번에 처음 이뤄졌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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