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6조엔 경제부양조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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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 자민당이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총리의 재정구조 개혁을 연기하는 대신 6조엔 규모의 획기적인 경기부양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자민당의 실력자인 노나카 히로무 (野中廣務) 간사장대리는 지난달 31일 강연에서 "대장상 교체를 계기로 대담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며 "6조엔 규모의 경기대책안을 이달초 자민당 집행부와 대장성에 제안하겠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말 하시모토 총리는 소득세 특별감세 등 2조엔 규모의 경기대책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3월 실시된 소득세 인상에 따른 소비수요 감소 (9조엔)에 크게 못미친다는 시장 반응이 나오면서 주가 및 엔화가치 폭락을 초래한 바 있다.

노나카 간사장대리는 또 "이번 대장성 접대 사건은 낙하산 인사로 은행.특수법인들에 내려간 대장성 고위관료 출신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 이라며 마쓰시타 야쓰오 (松下康雄) 일본은행 (중앙은행) 총재와 야마구치 미쓰히데 (山口光秀) 도쿄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의 사임을 요구했다.

한편 아사히 (朝日) 신문은 "일본 민간은행들의 은행장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대장성 접대 창구인 이른바 MOF (대장성 영문 약자) 담당 출신들" 이라고 보도했다.

은행연합회장인 사에키 나오다카 (佐伯尙孝) 산와은행장과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선임된 기시 사토루 (岸曉) 도쿄미쓰비시은행장, 스미토모 (住友) 은행과 고교 (興業) 은행.장기신용은행 등의 은행장들이 MOF 담당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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