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은 후발인 LG파워콤이 열었다. 지난달 일반 주택가 전용 광랜 서비스인 ‘엑스피드100’을 출시한 것. 서울·수도권과 부산 지역에서 시작해 연내 전국으로 확대할 참이다. 그만큼 판촉의 강도가 세다. 서울 강북구 등 단독·다가구 밀집지역마다 가판대를 설치해 모집에 나섰다. 선발 업체인 KT와 SK브로드밴드도 다급해졌다. 두 회사는 2007년 2월과 4월에 각각 비 아파트 주택 대상의 광랜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KT에 170만 가구, SK브로드밴드에 90만 가구가 가입해 있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대단위 공동주택에 비해 영업·설치비가 더 드는 데다 규모의 이익도 적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진 않았다. 한데 뒤늦게 뛰어든 업체가 ‘전의’를 자극하고 나선 것이다.
LG파워콤의 요금 정책도 공격적이다. 3년 약정 기준으로 월 사용료가 2만8000원. KT의 3만600원, SK브로드밴드의 2만9700원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KT 관계자는 “가격 차가 크지 않은 만큼 중요한 건 서비스의 질”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에 이동통신·인터넷전화·IPTV 등을 묶은 결합 서비스가 대세인 만큼 개별 상품의 가격이 약간 싸다고 손님을 확 끌어가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실제 100메가 광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결합 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한 단독·다가구 주택의 69%는 아직 속도가 각각 4, 10메가 수준인 ADSL과 VDSL을 쓴다.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 전화·IPTV를 동시에 쓰기 힘든 수준이다. 그런 만큼 새 시장에서의 광랜 경쟁은 결합상품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KT와 SK브로드밴드가 “결합서비스의 질과 요금으로 승부하겠다”고 맞받아친 연유다.
KT는 유선 서비스 통합 브랜드인 ‘쿡’ 을 적극 내세워 수성에 나설 셈이다. 이장세 부장은 “273만 가구인 광랜 서비스 가능 비 아파트 주택 수도 연내 360만 가구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가장 큰 무기는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를 포함한 결합상품 ‘T밴드’다. LG파워콤의 백용대 부장은 “업계 경쟁은 그간 다소 소외됐던 단독·다가구 소비자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초고속인터넷=1메가비트 이상 속도의 인터넷.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 ADSL과 여기서 발전한 VDSL, 광케이블을 이용해 속도를 100메가비트로 올린 광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