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⑧ 턱 괴는 버릇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턱관절은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고단한 일꾼이다. 먹고, 마시고, 말할 때마다 정교하게 잘 짜인 독특한 구조를 움직이며 쉴 틈 없이 일한다. 정교한 기계일수록 작은 충격이나 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턱을 괴는 가벼운 버릇도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턱관절 장애라고 하면 턱뼈의 이상을 생각한다. 하지만 턱관절 장애는 뼈보다 턱을 둘러싼 근육과 관절, 연골 손상이 원인이다. 한쪽 치아로 씹는 습관, 부정교합, 외상, 이갈기, 턱을 괴는 작은 습관이 턱관절을 망가뜨린다.

턱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한 양측성 관절이다. 한번 입을 벌리고 닫을 때 양쪽 관절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턱을 괴면 한쪽 턱에 힘이 들어가 턱관절을 잡고 있는 근육의 균형이 깨지면서 턱뼈가 한쪽으로 쏠린다. 이때 근육은 턱뼈를 제 위치로 돌려놓으려 긴장을 하고, 이로 인해 턱관절 주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이렇게 양쪽 관절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턱관절 연골이 손상되고, 심한 경우 턱관절 사이의 디스크가 정상 위치를 벗어난다. 입을 여닫는 데 장애를 일으키며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턱을 괸 채로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은 턱관절에 더욱 치명적 손상을 준다. 손톱을 앞니로 물어뜯기 위해선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어 주걱턱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턱관절이 제 위치를 벗어나고 주변 근육은 긴장한다. 장기적으로 주걱턱이나 치아 돌출을 야기하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혀 내밀기, 손가락 빨기, 한쪽으로 음식 씹기 등이 습관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