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차기 대선출마…인도네시아 시위가열 정국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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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이 20일 오는 3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집권 골카르당의 대통령 후보지명을 정식 수락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의 후보지명 수락은 심각한 경제위기로 대통령 퇴진 요구 등 시위가 계속되는 인도네시아 정국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르모코 골카르당 의장은 이날 "최근 행해진 여론조사에서 인도네시아 국민은 32년간 정권을 유지해온 수하르토 대통령을 여전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의 이같은 뜻을 받아들였다" 고 말했다.

한편 수하르토 후계구도와 관련, 관심을 끌어온 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지명이 없으나 수하르토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 등에 밝은 사람이 돼야 한다" 고 말해 하비비 과기처장관이나 하르토노 정보장관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제위기와 장기집권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수하르토 대통령 퇴진 요구 목소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여사의 지지자 2백여명이 19일 의회 밖에서 수하르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메가와티를 대통령으로" 라는 구호와 함께 대통령 선출기관인 국민협의회 의원들이 수하르토의 일곱번째 연임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동자바의 주도인 수라바야시에서도 이날 1백50여명의 가톨릭 학생단체가 주지사 사무실 밖에서 수하르토 일가의 족벌체제와 부정부패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군과 경찰의 원천봉쇄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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