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최고참 표영운, 신인 밀물로 진퇴의 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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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이스하키 최고령선수의 시계는 멈추고 말 것인가.

나이를 잊고 빙판에서 투혼을 벌이고 있는 한라 표영운 (34) 의 선수생명이 끊길 기로에 놓였다.

표영운은 프로농구의 김유택 (35.기아) , 남자배구의 신영철 (34.삼성화재) 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이스하키 최고령선수로 등록된 '빙판의 이만수' . 그러나 표영운은 지난해말 촉탁계약기간이 끝나 팀을 떠나야 할 위기에 처했다.

중동고 - 연세대를 거친 표영운은 지난 86년 국가대표 공격수로 겨울아시안게임에 출전, 북한과의 첫대결 (더블리그) 을 모두 승리로 이끈 주역. 힘이 넘치는 스케이팅이 주무기였던 표영운은 실업팀이 없어 90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으나 지난 94년 한라의 창단으로 다시 스틱을 들며 3년째 최고령선수의 자리를 지켜왔다.

나이는 속일 수 없어 교체공격수로 활약해온 그는 상무에 입대했던 배영호.박도식.김광희 등 국가대표들이 지난 8일 제대후 팀에 합류함으로써 24명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제5의 실업팀을 예정했던 국민생명이 팀창단을 포기함에 따라 대학졸업반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다른팀으로의 이적도 난망하다.

함께 링크를 누비던 변선욱 (한라코치).김삼덕 (동원감독) 등 동기생들은 이미 '선생님' . 그러나 표영운은 “아직도 뛸 힘이 남아 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며 출전이 보장되지도 않는 상황아래서도 스케이트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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