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중화장실 여성 긴 줄 이젠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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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화여대 4학년 이영주(24·언론정보학과)씨는 학교 앞 내리막길의 보도블록에 하이힐 굽이 끼여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도블록이 튀어나온 곳에서는 구두가 벗겨져 발꿈치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이씨는 지하도에서는 웬만해서는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데다 화장실이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화장실·보도블록 등에서 여성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여행(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 가시화 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이 계획을 위해 올해 1278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서울시는 우선 보도블록 사이의 간격을 2㎜ 이내로 줄여 하이힐을 신은 여성도 불편하지 않게 걸을 수 있는 ‘여행길’을 현재의 13㎞에서 52㎞로 늘릴 계획이다. 또 1대 0.6인 남자와 여자의 변기 비율을 1대 1로 맞추기 위해 공중화장실의 여성 변기를 올해 3100개, 내년에 3800개 확충한다.

또 밤길이 무서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위치가 GPS로 추적되고, 심야 시간 탑승 정보가 문자 메시지로 전송되는 브랜드 콜택시를 현재 3000대에서 올해 말까지 3만5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귀갓길 안전을 위해 폐쇄회로 TV(CCTV) 1707대, 보안등 2만2032개도 추가한다.

이 밖에 서울시는 일하는 엄마의 학교 급식 당번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1345명 수준인 학교 급식 도우미를 올해 5660명으로 늘린다. 월 15만원을 주는 학교 급식 도우미는 노인 일자리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비를 국·공립어린이집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지원금을 지급하는 서울형 어린이집 인증제도 올해 중으로 2395곳을 추가 지정한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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