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마련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창구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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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돈이 궁한 개인들이 급전 마련을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창구로 몰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 이후 직장을 잃거나 월급.상여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자금차질을 메우려는 것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신용카드에 의한 물품구매는 급격히 줄어든데 반해 현금서비스는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12월중 현금서비스는 4천8백6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3%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1.4%, 11월 2.6%에 비하면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외환카드도 지난달 현금서비스 규모가 2천8백6억원에 달하면서 11월 14.8%였던 증가율이 24.2%로 뛰었다.

삼성카드는 12월중 현금서비스가 3천9백17억원으로 16% 증가했고 LG카드는 27%나 늘어난 3천5백7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는 월 50만원 이내로 제한돼 있는데 수수료는 이용기간에 따라 월 1.3~3.0% 수준. 연리로 치면 20~24%에 달하는 고리 (高利) 인데도 은행 등의 대출길이 막히자 카드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심지어 카드 여러장을 가지고 돌아가면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기존 대출을 막는 '돌려치기' 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는 것. 신용카드회사 관계자는 "결제능력을 상실한 개인들이 현금서비스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급격한 연체.파산 증가가 우려된다" 고 말했다.

한편 신용카드 할부.일시불 구매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할부구매의 경우 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5.7% 증가에서 12월에는 4.8% 감소세로 돌아섰고 외환카드도 10월 21%에서 12월에는 1.5%로 증가세가 뚝 떨어졌다.

일시불 구매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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