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대기업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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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른바 IMF시대를 맞아 경제체질개선의 주요과제로 떠오른 개혁을 앉아서 당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단행하자는 것으로, 대기업들의 이같은 계열사매각.유사업종 통폐합 등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두산그룹은 12일 OB맥주.두산경월.두산백화 주류 3개사를 합병하는 등 현재의 23개 계열사를 12개로 줄이는 2단계 구조조정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두산은 주류 3사 합병외에 ▶병유리 제조업체인 두산유리와 캔 제조업체인 두산제관을 합치고▶두산상사.두산건설.두산기계.두산전자.두산씨그램.세계양주 등 6개 계열사를 3개사로 합병하며▶세왕화학 등 5~6개 계열사를 관련업체에 합병시키거나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앞으로 2년간의 2단계 구조조정이 끝나면 부채비율도 5백%에서 2백%로 감소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동아그룹은 12일 동아주택할부금융.동아관광개발.동아TV.서원레저.대둔컨트리클럽 등 5개 계열사와 서울 신도림동의 사업용부지 등 30곳의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서를 제출했다고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측이 밝혔다.

동아그룹은 지난 10일 서울은행 등 5개 은행으로부터 2천2백억원의 협조융자를 받기로함에 따라 이같은 계열사와 부동산 매각을 통해 모두 1조1천5백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그룹도 최근 대우그룹과 쌍용자동차 매각협상을 마무리지은 데 이어 12일 미국의 호텔사업을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쌍용이 매각한 호텔은 미국 샌디에이고와 새크라멘토에 있는 쌍용건설의 매리엇 인 레지던스 호텔 두곳으로 미국의 투자신탁회사인 선스톤 호텔 인베스터사에 총 3천50만달러에 팔렸다.

쌍용양회는 또 지난해 12월 미국 현지의 시멘트 생산업체인 리버사이드 시멘트사를 미국 텍사스 인더스트리사에 1억2천만달러를 받고 팔았다.

쌍용측은 "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들 흑자사업장을 과감히 매각했으며 용평리조트 등의 핵심사업장도 매물로 내놓았다" 고 말했다.

최근 한화.한화종합화학 등 3~4개 주력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중인 한화그룹의 경우도 이날 한화기계의 출자회사인 한화NSK정밀의 보유지분을 2백억원에 합작선인 일본정공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한화기계와 일본정공이 50대 50으로 합작한 회사로 VCR헤드드럼.전동공구 등의 정밀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박영수.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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