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들 별명도 가지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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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야구 선수들은 자신의 별명을 사랑한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별명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별명의 대부분은 선수들의 외모에서 연유한 것이지만 성격 때문에 붙여진 것도 있다.

무공해 (?)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인 LG 신국환은 '원주민' 이라는 별명으로 지난 시즌 최고 인기를 누렸다.

같은 팀 투수 박철홍은 '번데기' , 쌍방울의 잠수함 투수 성영재는 길쭉한 얼굴이 말을 연상시켜 '마두' , 삼성 김재걸은 '새우' , 해태 최해식은 '풀빵' 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생김새가 오리를 연상시키는 LG 김동수와 해태 김종국은 '오리' 계보를 잇고 있다.

만화주인공 3총사도 있다.

삼성 이승엽은 얄밉게 생겨 '얄리' , 쌍방울 김기덕은 '독대' , 눈이 큰 삼성 전병호는 '왕눈이' 다.

머리숱이 적어 '반짝이' 로 통하는 삼성 양용모는 원조 '빛나리' 인 해태 홍현우를 보면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다.

성격과 관련한 별명에서 압권은 쌍방울 심성보의 '닐리리 맘보' .수비도중에도 쉴 틈 없이 떠들다가 기분이 좋으면 노래까지 부르며 방망이를 어깨에 걸친 채 엉덩이를 흔들면서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LG 차명석은 선수들 가운데 언변이 뛰어나 '변호사' 라는 최고급 별명을 지니고 있다.

한화 송진우는 남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한다고 해서 '찔락이' 라고 불린다.

공격적인 피칭 때문에 '싸움닭' 으로 알려진 삼성 조계현의 원래 별명은 머리에 큼지막한 상처가 있어 '땜통' 이다.

지금도 연세대 동기들은 싸움닭 대신 땜통으로 부르고 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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