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투자사 페레그린 좌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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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 최대의 투자회사인 페레그린이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엄청난 손실을 입고 창설 10년만에 좌초위기에 직면, 홍콩금융가에 커다란 충격을 안기고 있다.

홍콩 증권감독위원회는 9일 스위스의 취리히 투자회사가 페레그린에의 투자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페레그린의 재무위기가 극히 악화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페레그린의 주식과 선물시장에서의 매매활동을 정지시켰다.

취리히 투자회사는 당초 페레그린 주식의 4분의1에 해당하는 2억달러어치를 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이후 페레그린 주식이 36%나 곤두박질치자 9일 협상에서 페레그린에의 투자를 포기했다.

홍콩 증권감독위는 이날 협상이 결렬되자 페레그린에의 일반대중 투자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페레그린 투자회사 산하에 있는 페레그린증권.페레그린 선물환 등 10여개 자회사에 영업활동 제한 통지서를 보냈다.

이같은 증권감독위의 조치에 맞춰 홍콩 증권거래소는 페레그린증권의 회원자격을 잠정적으로 중단시켰으며 홍콩 선물환거래소도 페레그린 선물환의 신규거래를 중단시켰다.

한편 홍콩 페레그린의 국내 합작사 (지분 44%) 인 동방페레그린증권은 모기업의 영업정지로 인한 고객예탁금 지급중지 등 직접적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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