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호 '철새전망대' 설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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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원도 고성군이 죽왕면 오봉리 소재 송지호 생태공원 부지내에 철새관망대를 설치하려 하자 환경단체가 철회를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4일 고성군에 따르면 관광객들에게 호수에 서식하는 텃새와 철새를 조망할 수 있도록 휴식 공간을 겸한 복합기능의 철새관망 타워 설치공사를 송지호 인근에 지난 4월 착공해 현재 기초 작업을 끝낸 상태다.

총 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철새관망대는 지상 4층규모(연면적 2백60㎡)로 1.2층에는 화장실과 카페테리아가, 3.4층에는 실내.외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10여개의 망원경을 설치해 오는 12월 준공과 동시에 일반인에 개방할 계획이다.

그러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은 "인공구조물 설치는 반환경적이다"며 "조류 관망대 설치 공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고성군이 조류 관망대를 설치하는 것은 그동안 송지호를 자연의 보배로 만들기 위해 추진해온 조류 생태공원 조성및 습지조성 사업에도 전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또 "송지호 주변에 인공 구조물이 들어설 경우 천혜의 자연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조류 서식에도 방해가 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철새 관망대는 송지호 경계와 120여m쯤 떨어진 7번국도변에 설치될 예정이어서 자연 경관 및 서식 환경에 전혀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철새도 보호하고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조류 관망대를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공사 강행 입장을 밝혀 양측의 마찰이 우려된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석호(潟湖)인 송지호는 호수 둘레가 4㎞, 면적이 6만6000여㎡에 이르고 텃새인 청둥오리를 비롯, 고니와 독수리 등 철새들이 겨울철에 월동을 위해 찾고 오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또 호수 주변의 송림 등 자연 경관이 뛰어나 지난 1983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고성군 지난해 6억여원을 들여 호수 초입새 1만3000여㎡부지에 1.3㎞구간의 산책로와 꽃나무 동산.주차장 등을 갗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관광지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성=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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