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미국 진출 소니사 '땅늘리기 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미국에 진출한 일본 소니사가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트리니톤 TV와 워크맨, 그리고 비디오게임기로 명성을 얻은 소니사는 그동안 극장 체인망과 제조설비의 확대, 서비스센터 확장을 위한 부동산 거래에 있어 능숙한 솜씨를 자랑해 왔다.

25년전 샌디에이고에 TV조립라인 설치로 시작된 소니의 미국 진출은 오늘날 샌디에이고지역에만 62에이커 (약 25만9백㎡) 의 면적에 디지털 위성시스템 설비등 8개동의 건물을 보유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소니전자는 4천6백만달러를 들여 샌디에이고에 엔지니어링센터와 물류센터등 2개동의 건물을 새로 지었다.

소니의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97년말 현재 미 전역에 사무실과 공장.판매점포등 2천만 평방피트 (약 1백80만㎡) 의 부동산을 소유.임대하고 있는 소니는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6천만달러를 들여 샌디에이고의 컴퓨터부품 생산설비를 확장한다.

캘리포니아 컬버시에 60에이커 (24만3천㎡)가 넘는 부동산을 가진 소니 픽쳐 엔터테인먼트사도 지난해 뉴욕 메디슨가 550번지의 AT&T본사였던 35층짜리 건물과 인근 555번가의 8층 건물까지 임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소니는 아직 본격적으로 테마파크에 투자하지 않고 있지만 계열사인 소니 리테일 엔터테인먼트사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35만 평방피트 (약 3만1천5백㎡) 의 오락시설 '멜트리언' 의 주 임대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동산 투자판단이 날카롭다는 소니사에 대해 부동산업자인 줄리엔 스터들리는 "소니가 상당한 금액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이 때문에 막대한 규모의 차입 경영이 불가피함을 알아야 한다" 고 지적했다.

소니는 부동산 매입.임대를 통한 투자 확대가 그룹 차원의 전략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이 판단하는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소니그룹 미주본사의 사카구치 케이 대변인은 "개별 기업들이 부동산 담당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이 시장 흐름을 면밀히 추적해 부동산등 각종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며 "우리의 목표는 전자산업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이익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