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게임 활짝’ WBC 효과에 업계 매출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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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감격이 한국 프로야구 의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데 또 뜨거운 곳이 있다. 사이버 야구 세상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온라인 미디어들은 갖가지 경기 중계 방식을 동원해 사용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은 아예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첫해 35억원 등 3년간 수십억원을 후원키로 한 것. 이로 인해 올 시즌 프로야구 대회 명칭은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가 됐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 정보기술(IT) 업체가 국민적 프로 스포츠를 공식 후원한 것은 이례적이다. CJ인터넷이 이처럼 과감한 베팅에 나선 건 WBC 이후 마구마구의 인기가 그야말로 ‘마구마구’ 뛰었기 때문이다.

야구 게임의 성수기는 대개 프로 시즌이 개막하는 4월부터다. 그러나 올해엔 WBC의 영향으로 3월부터 사용자 수가 수직 상승했다. 한국-베네수엘라 준결승전이 있던 지난달 22일(일요일)엔 이 게임 출범 후 동시접속자 수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선희 팀장은 “시즌 시작 전에 이미 열기를 듬뿍 다진 덕분에 이달 실적이 여느 해보다 좋다”고 말했다.

모바일 야구게임 서비스업체들의 얼굴도 활짝 폈다. ‘2009 프로야구’를 서비스하는 게임빌의 김용훈 팀장은 “WBC 효과로 평소 모바일 게임을 즐기지 않던 이들까지 휴대전화에 게임을 내려받기 시작했다. WBC가 열린 지난달 매출은 2월보다 35%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된 이달엔 45% 이상 뛸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스도 야구 덕을 톡톡히 본다. WBC 기간에 서비스한 ‘컴투스 프로야구 2008’의 경우 전월 대비 다운로드 수가 15%가량 늘었다. 이런 열기는 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한 ‘컴투스 프로야구 2009’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 2008 시리즈를 내놓을 때에 비해 첫 두 주간 다운로드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게임업계는 불황기에 모처럼 만난 호기를 살리려고 프로야구 구단들과 앞다퉈 제휴에 나섰다. 컴투스는 22일 롯데자이언츠와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했다. 이에 앞서 지오인터랙티브(‘KBO 프로야구’ 게임 서비스)는 LG트윈스, 네오위즈게임즈(‘슬러거’ 서비스)는 삼성라이온즈와 마케팅 제휴했다.

야구 경기를 중계하는 온라인 미디어들도 신났다. 야후코리아는 WBC 당시 문자중계 사상 최대 동시접속자 수(50만 명)를 기록한 바 있다. 위성DMB 서비스업체인 TU미디어는 WBC 기간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28.1%)을 기록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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