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그룹 핵심들 카드위기 전 보유주 팔아 거액 시세차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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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엘지전선 회장 등 엘지전선그룹 대주주들뿐 아니라, 엘지그룹의 핵심 전문경영인들도 지난해 11월 엘지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엘지카드 주식을 모두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3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엘지그룹, 최근 엘지그룹에서 분리된 지에스그룹의 지주회사인 지에스홀딩스에 확인한 결과, 서경석 지에스홀딩스 사장(당시 엘지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7월24 ̄28일 세 차례에 걸쳐 1만3653주를 주당 2만 ̄2만1000원대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서 사장은 지난해 5 ̄6월에도 3540주를 1만5000 ̄1만6000원대에 팔았다. 그는 이들 주식을 액면가 5000원 또는 8000 ̄9000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져, 최소 2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 사장은 이렇게 자신이 보유한 엘지카드 주식은 모두 처분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지난해 7 ̄8월 두 달 동안 직원들을 독려해 엘지카드의 카드채 3000억원어치를 엘지투자증권 고객들에게 파는 캠페인을 벌였다.

또 조명재 엘지생활건강 고문(당시 엘지경영개발원 사장)은 엘지카드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지난해 11월21일 현금서비스 지급을 중지하기 직전인 11월10 ̄17일 3440주를 1만2000 ̄1만3000원대에 파는 등 지난해 4월30일 이후 1만2440주를 7410 ̄1만9000원대에 팔았다. 정병철 엘지시엔에스(CNS) 사장은 지난해 6월16부터 10월14일 사이 세 차례에 걸쳐 1만5630주를 1만7000원 ̄2만원대에 처분했다. 이헌출 전 엘지카드 사장은 2003년 4월18일 5만주 모두를 2만원대에 팔았다.

이에 대해 엘지그룹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사장이라고 해서 엘지카드에 관한 정보를 일반 투자자 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들도 일반 투자자들처럼 공개된 정보에 따라 개인적으로 수익률을 계산해 주식을 매매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1차 카드채 사태 이후 카드사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것이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1월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엘지전선 부회장 등 엘지전선그룹 대주주 일가 24명이 지난해 11월 엘지카드 주식 300여만주를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엘지투자증권 노조도 엘지카드 대주주 94명을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바 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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