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과 희망 에너지 나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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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800만 자원봉사자들이 ‘경제 살리기’ 봉사에 나선다.

제16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4월 24일~5월 3일)를 앞두고 한국자원봉사협의회(상임대표 이제훈)와 중앙일보·YTN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언덕배기의 북정마을에서 ‘대축제 출범식 및 자원봉사 실천 마당’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 30여 명과 20여 개 자원봉사팀 봉사자 3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자원봉사를 통해 경제난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올해의 대축제 주제는 ‘자원봉사, 희망 에너지!’다.

이제훈 상임대표는 “이번 대축제 기간에는 전국에서 100여만 명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올해는 특히 경제난국을 빨리 극복하고 좌절에 빠진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데 활동의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최영섭씨는 “생업으로 하던 건축 기술을 봉사에 활용하게 되면서 내 인생과 주변이 밝아졌다”며 “자원봉사가 가져다 주는 행복감이 전 국민에게 퍼져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릴레이 봉사 현장="자원봉사” "와~”, "경제난 극복” "와~”, "국민통합” "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공동대표가 출범식 후 구호를 선창했다. 그러자 봉사자 300여 명의 우렁찬 복창 구호가 북정마을 고지대에 울려 퍼졌다.

봉사팀들은 이어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마을 노인정을 비롯한 인근 주택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페인트칠, 도배, 집 수리, 보일러 교체, 발마사지, 수지침, 이발, 고추 모종과 감나무 묘목 심기 등이 펼쳐졌다.

지은 지 50년이 지나 퇴색한 마을 노인정(1층 기와집, 면적 60㎡)의 벽면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오 스님 등의 페인트칠 봉사 과정을 거쳐 새하얗게 탈바꿈했다. 신문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던 박모(75) 할머니의 단칸방(면적 10여㎡) 벽은 삼성사회봉사단원 20여 명의 손을 거쳐 산뜻한 벽지로 도배됐다.

지역 주민도 대규모 ‘봉사 일꾼’들을 반겼다. 서울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저소득층 밀집지역이어서 봉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인정 회원 서병구(75)씨는 “평생 이 마을에서만 살아왔는데 이렇게 많은 외지인이 찾아와 봉사 활동을 하기는 처음”이라며 고마워했다.

설재홍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총무국장은 “이번 대축제를 계기로 앞으로는 사회 지도층의 봉사활동을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존경받는 사회 지도층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은 한 사회의 건강성을 진단할 수 있는 척도”라고 밝혔다.

이 마을은 이산 김광섭 시인이 1968년 발표한 ‘성북동 비둘기’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글=최준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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