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회사들,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기대…낙관론 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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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가 한국에 부여할 다음 신용등급은?" 뉴욕의 한국 금융기관들이 미 신용평가회사들의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내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백억달러 조기지원보다 이들의 '상황 호전' 평가가 위기극복에 더 보탬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S은행 뉴욕지점장은 "한국이 진짜 위기에 빠진 것은 이들이 국가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낮추면서부터" 라며 "이때부터 위태롭게 유지됐던 자금줄이 줄줄이 끊어졌다" 고 말했다.

월가의 한 관측통에 따르면 이들 신용평가회사는 내년 1월 '적절한 때' 에 등급조정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동안 한국에 관한 모든 것, 즉 국제통화기금 (IMF) 요구사항 준수여부는 물론 금융.산업분야부터 정치.사회.문화적 상황까지 다 챙겨본 뒤 칼을 빼들 참이다.

이 시기는 연말연시 휴가를 떠났던 월가의 투자가들이 모두 현업에 복귀, 본격적으로 투자 및 자금운용 계획을 가동할 때여서 이들 신용기관이 내놓을 '채점표' 는 그야말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들 회사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나 신용등급 격하에 대한 항의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여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섣부른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만 얻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충고한다.

뉴욕 현지에서는 IMF와 미.일 등의 1백억달러 조기 지원을 계기로 국제 여론이 한국에 대해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고 국제 금융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대출금 만기 연장 등에 나서고 있어 다음번 평가에서는 등급이 상향 조정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을 낳고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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