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바람, 물로 4억원 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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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좌읍 월정리 '신재생 에너지 연구기지'. 풍력발전기 모니터에 나타난 풍속이 초속 15미터가 넘어서자 남중현 운영센터장의 표정이 환해진다.

"한국전력에 1kW당 114원 정도에 전력을 판매하고 있거든요. 지난 한 해 동안 4억원을 벌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돈을 쓰는 곳이 아니라 버는 곳입니다."

이 연구기지는 국내 최초의 완전 자립형 재생 에너지 타운이다. 태양, 바람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남는 것은 한전에 되판다. 또 태양열을 이용해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 담수를 이용해 수소연료전지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태양, 바람, 물의 시너지로 '에너지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1.5 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는 지상 70미터 높이에 날개 길이만 34미터에 이른다. 초속 3.5미터부터 발전을 시작하며 초속 15미터가 되면 최대치가 된다. 바람이 센 날은 하루 36,000kWh 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500가구 이상이 쓸 수 있는 양이다. 이 풍력 발전기는 연구기지에서 '돈을 버는 효자' 노릇을 한다.

태양에너지 발전은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한다. 10kW급 '접시형 태양열 발전기' 와 5KW급 '추적식 태양광 발전기'가 그것이다. 태양에너지 발전은 해수담수화 시스템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전기를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특히 태양열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기술은 '결로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높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기술이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담수화 기술을 수출한 것이다.

홍진철 연구원은 "제주 신재생 에너지 연구기지는 모든 에너지원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해서 쓸 수 있는 독립형, 분산형 시스템으로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섬 지방이나 산간 지역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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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지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전에 필요한 물은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사용하고 전기분해에 필요한 전력은 태양에너지와 풍력을 이용해 낮 밤을 가리지 않고 365일 끊임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남 센터장은 "제주 신재생 에너지 연구기지를 '친환경에너지 교육장으로서 관광 코스로 개발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추가 부지 임대 협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해외에서만 보아왔던 "에코타운"을 조만간 제주도에서도 만나게 된다.

뉴스방송팀 도규만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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