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학자 정재서 교수 '이야기 동양신화' 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산해경 역주'(민음사,1985년)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신화학자 정재서(52.이화여대) 교수가 대중을 위한 동양신화 책을 들고나왔다. '이야기 동양신화-중국편 1'(황금부엉이). 신뢰할 만한 동양신화 교양서로는 이 책이 거의 처음이다. 각기 100만권 이상 팔려나간 소설가 이윤기씨의 '그리스 로마신화'와 10대용 만화 책인 '만화 그리스 로마신화'와 별도로 '동양의 상상력'을 복원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증을 거쳐 추려진 도판들로 화려한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생까지도 관심을 가질 만한 서술이 특징. 서양의 인어공주 이야기를 하면서 동양신화 속의 '인어 아저씨'를 소개하고, 이 귀여운 모습의 인어 아저씨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괴물 캐릭터 못지않게 친숙해지길 기대하는 식이다. 이런 대중적 눈높이의 서술을 뒷받침하는 것은 고증.

역시 서술의 중심은 중국신화이지만, 한국문화와의 관련성도 촘촘히 언급됐다. 일테면 지안(集安)의 오회분 4호분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소머리를 한 사람' 모습의 염제(炎帝) 모습을 통해, 염제가 치우(蚩尤)와 함께 중화 중심주의에 밀린 동이족 계열의 신임을 암시했다.

정 교수는 " 중국신화를 읽되 중화 중심주의의 늪에 빠지지 말고, 또 오랜 오리엔탈리즘(서구 컴플렉스)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번 책은 이 두가지 목표에 충실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야기 동양신화-중국편 2'는 한달 뒤 나오고, 한국편.일본편은 내년에 출간된다.

조우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