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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단군의 땅' 황해도식 되비지 일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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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강북에서 좀 크고 번듯한 한식당치고 고깃집 아닌 곳이 없다.

곁메뉴인 냉면이나 찌개들도 식당마다 거의 비슷비슷한 맛. 그런 점에서 지난 5월 어린이대공원 후문 앞에 문을 연 갈비살 전문점 '단군의 땅' 은 맛깔스런 향토음식메뉴들이 더욱 발길을 당기는 곳이다.

겨울철에 특히 권하고 싶은 메뉴는 되비지탕. 콩을 불려 곱게 갈아 두부를 빼지 않고 만든 것이 되비지로, 황해도 향토음식의 하나다.

1백% 국산콩으로 만든다는 이집 되비지는 고소하고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 하룻밤 핏물을 뺀 뒤 뜨거운 물에 튀한 돼지뼈를 먼저 바닥에 깔고, 얼갈이우거지 삶은 것과 콩비지를 얹어 센 불에서 끓인 다음 약한 불에 푹 뜸을 들여 둔다고. 주문이 들어오면 뚝배기에 1인분씩 다시 끓여 내주는데, 따로 간을 하지 않는 대신 조선간장.고춧가루.풋고추등으로 만든 양념장으로 기호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돼지고기와 맛 궁합이 잘 맞는 새우젓을 양념장에 첨가하면 더 좋겠다는 것이 평가팀 의견. 면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이북식 동치미 냉면도 이집이 자랑하는 겨울철 별미다.

모밀가루와 감자전분을 2:1로 섞어 손반죽해 뽑아낸 면을 양지머리육수와 동치미국물을 3:7로 섞은 국물에 담아준다.

쫄깃한 면과 시원한 국물맛도 좋지만 2인분부터는 조그만 항아리에 담겨나와 한국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있는 간장게장 역시 전혀 짜지 않으면서 혀끝에 척척 감겨 밥맛을 더해주는 메뉴다.

게를 인천연안부두에서 1주일에 한번씩만 구입해오는데다 간장양념에 3~4일간은 숙성시켜야 하다보니 주문이 들어와도 내놓지 못할 경우도 있다.

옛 선비들이 쓰던 갓.토기.호박.메주.마늘등의 소품들이 방마다 가득하고 가곡이 흘러나오는 것도 호감이 가는 점들. 현대적인 카페분위기의 좌석도 따로 있어 가족이나 회사모임, 연인들이 찾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평가팀 = 윤숙자 (尹淑子.배화여전전통조리학과) 교수·김정수 기자

<맛집메모>

▶서울광진구구의동 (02 - 453 - 8600/8797~8)

▶메뉴 = 갈비살1만8천원, 광양불고기1만원, 멍석갈비1만7천원, 되비지탕.동치미냉면.된장찌개 각5천원, 돌갈비탕6천원, 보리쌈밥8천원, 간장게장백반1만3천원등

▶영업시간 = 오전11시~오후10시 (구정.추석 외에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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