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게 섰거라 ” 2위 팀들 맹추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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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 사회인야구리그에서 연속 두해 우승한 천안알바트로스팀 선수들이 2008년 12월 우승기 및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천안알바트로스 제공]

‘알바트로스’ 7전 전승으로 1위, ‘외인구단 A팀’ 6승 1패로 ‘슈퍼스타’ 등 4개 팀과 공동 2위.

‘천안·아산 사회인야구협회’ 2009년 리그전 현재(4월12일) 성적이다. 총 23개 팀이 열전 중이다. 지난 1월 18일 시작된 리그전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올해로 4회째 맞은 리그전에 1600여 명 선수가 참가했다. 매주 일요일 북일고·온양중 운동장과 업성동 리홈구장에서 경기가 벌어진다.

23개 팀은 갖가지 인연으로 뭉쳤다. 김석일(37) 사회인야구협회장은 ‘북일고 13회’ 대표·감독직을 맡고 있다. 북일고 야구선수였던 그는 고교 동기 졸업생들만으로 야구팀을 조직했다. 13회 졸업생 500여 명이 모두 야구로 묶인 것이다. 버들육거리 부근에서 야구용품 전문점 ‘하나체육사’를 운영하고 있다.

협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권준석(38·김씨아저씨 돼지갈비 쌍용점 운영)씨는 ‘외인구단A팀’ 소속이다. 부산 출신인 그는 “중학교(경남중) 다닐 때 부터 야구선수 되는 게 꿈이었다”며 “천안에 올라와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외인구단은 각 지역 출신 선수들로 고루 구성돼 있다. 권씨와 동갑내기인 김성진씨(김씨아저씨 돼지갈비 두정점 운영·외인구단A팀)의 경우 사회인 야구에서 같은 고향 출신을 만나 사업까지 함께 하게 됐다. 가게 장사도 소속 팀이 리그전에서 선전하는 만큼 불황을 타지않고 잘 된다.


사회인 리그는 풀리그전으로 진행된다. 23개 팀이 다른 22개 팀과 각각 한번씩 겨룬다. 결선리그를 빼고도 총 506개 게임이 벌어진다. 첫해인 2006년 12개 팀 , 2007년 16개 팀, 지난해 25개 팀이 리그에 출전했다. 팀 별 선수는 적게는 15명, 많게는 50명에 이른다. 선수가 많은 외인구단같은 경우 두팀으로 나눠져 있다. 우승컵은 첫해 천안블랙이글스, 그리고 두번 연속 알바트로스가 차지했다.

출전 선수 결정을 순전히 감독 몫이다. 매회 경기 성적을 체크하고 선수들 컨디션을 살펴 라인업을 결정한다. 그러나 약간의 변수가 있다. 경기장에 부인·자녀 등 전 가족이 응원을 나왔을 경우 그 선수는 무조건(?) 출전시킨다. 권준석씨는 “총각 선수인 경우 애인이 경기장에 나왔다면 주전은 맡아논 당상”이라며 “팀원들 화목을 다지기위해 하는 운동인 데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결선리그는 상위 10개팀이 토너먼트 코리안시리즈방식으로 진행한다. 경기 룰은 엄격하다. 대한야구협회 경기 규칙에 준한다. 심판 1심제로 충남야구협회 심판진이 맡는다. 7회 경기 기준이며 경기 성립 이닝은 4회다. 콜드게임은 없다. 현재 리그 1위 알바트로스가 득점 91점으로 회당 13점을 얻었으니 상대팀 실점이 얼마나 크겠는가. 콜드게임이 없는 이유다.

야구 사랑이 대단하다. 김석일 회장은 매해 여름 전국 아마야구대회인 ‘하나체육사컵 대회’를 열고 있다. 전국에서 100여 개팀이 참여한다. 권준석 홍보이사는 리그전때 ‘김씨아저씨 존(zone)’을 운영한다. 그 곳에 홈런을 날리면 5만원 식사권을 준다.

야구 애착이 큰 만큼 천안시에 아쉬운 점이 있다. 김 회장은 “당초 현 시청 인근 부지에 야구장을 만들기로 했는 데 감감 무소식”이라며 “국회의원 후보들도 유세 때는 모두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떵떵거리지만 당선되면 곧 잊어버린다”고 비판했다.


◆가입하려면= 김 회장은 “모든 팀이 신입 회원 가입을 환영한다”며 “우리 팀(북일13회)처럼 학연, 같은 회사 등 특수한 인연으로 뭉친 곳은 특수한 경우”라고 말했다. 가입비는 없는 팀이 많다. 월 2,3만원 회비를 낸다. 초기 장비는 유니폼(10만원선), 스파이크운동화(10만원선),글로브(15만~25만원) 3가지만 마련하면 된다. 화이버, 야구배트 등은 공용 장비로 쓴다. 문의 622-6543, 다음카페 참고.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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