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일제히 경품행사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신한은행이 사전예약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자 농협·우리·하나은행도 유사한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문자메시지나 우편물을 통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은행에 당장 돈 되는 장사가 아니다. 은행은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건당 6500원의 판매수수료와 275원의 사업비를 매년 받는다. 상품 가입과 유지에 들어간 인건비조차 못 건진다. 그렇다고 적립금을 대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적립금 전액이 국민주택기금으로 들어가는 까닭이다.
한 시중은행의 주택기금업무 담당 부행장은 “과거 주택은행이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청약통장 업무를 독점했기 때문”이라며 “미래 고객을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가입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예·부금과 달리 가입 연령에 제한이 없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청소년이나 아동들이 대거 이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해당 은행에서 각종 거래를 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으로선 수지가 맞지 않더라도 무조건 많이 확보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지난해 말 721만 명이었던 청약통장 가입자가 올 3월에는 604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중 상당수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은행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금리도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가입 후 2년부터는 연 4.5%의 금리가 지급되는데 시중은행의 2년제 정기예금이 연 3%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 매월 적립하지 않고, 최고액인 1500만원을 일시에 예치하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