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밖으론 로켓 쏘고 안에선 폭죽 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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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은 매년 이맘때면 ‘김일성화’(베고니아를 개량한 다년생 화초) 전시회 등 각종 대내 행사를 개최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북한이 최대의 명절로 여기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올해는 안팎으로 예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5일 로켓 발사가 ‘성공’했다며 군중대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4월의 봄 친선예술 축전’도 예년에 비해 규모를 확대했다. 중국 공산당에서 평양을 방문하는 등 외국 사절단 초청도 늘어났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최근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평양을 찾는 한국인들의 발걸음이 대폭 줄어든 반면 평양행 고려항공(화·목·토)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은 대거 늘었다”고 전했다.

15일 밤에는 이례적으로 야외축포(불꽃놀이) 행사도 했다. 지난해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일(9월 9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이 행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한 것을 우리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우리 당국은 김 위원장의 힘든 발걸음을 통해 북한이 내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명절에 맞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상대적으로 경제가 회복된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며 “로켓 발사와 6자회담 거부를 통해 한국과 미국·일본 등 주변국엔 벼랑 끝 압박 전술을 쓰면서도 체제 안정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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