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선후보 합동토론회 사회자 정범구 시사평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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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 2차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 이어 14일 3차 토론회의 사회자로 시사평론가 정범구(鄭範九) (42) 씨가 다시 내정됐다.

TV토론회측은 "두차례 토론회에서 보여준 공정성과 매끄러운 진행 능력을 인정해 鄭씨로 결정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鄭씨는 기쁨에 앞서 두 차례 토론회를 진행하며 상당히 기진맥진한 상태다.

밋밋한 토론이었다는 평가 때문. 이에 대해 鄭씨는 "사상 최초로 열린 토론회다 보니 선거 토론이 정착한 나라들처럼 정책공방까지 욕심을 낼 수 없었다" 며 "각 후보측이 TV토론에 사활을 건 마당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 털어놨다.

방송토론위원회는 이번 토론회의 성패가 공정성 여부에 있다고 보고 토론규칙, 특히 시간 및 발언순서 등을 엄격히 준수할 것을 후보자측은 물론 사회자에게도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원회측의 강경한 입장은 사회자는 물론 주관 방송사에도 전달돼 2차 토론회의 경우 MBC는 1차 토론회에서 사용한 세트.전기장치.방송대본 등을 그대로 갖다썼을 정도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鄭씨는 "초보적 수준에서 거둘만한 성과는 거뒀다고 본다" 며 "발언시간 엄수같은 형식적 공정성이 흔들렸다면 토론은 힘들었을 것" 이라고 자평했다.

결국 "감정적 정치공세가 이어질 때 제지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사회자의 재량권 가운데 하나" 라고 견해를 밝힌 鄭씨는 3차 토론회에서도 '시간엄수' 위주의 진행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박사인 鄭씨는 94년부터 CBS라디오 '시사자키'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이번 토론회의 사회자로 최종 심사 5명에 오른 대상자 가운데 방송진행 경험이 인정돼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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