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후의 SAT 정복기 ⑤ 미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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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미국사(US History)는 미국 고등학생이 수학 다음으로 많이 응시하는 과목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학생은 많이 응시하지 않았다. 수학·과학 과목과는 달리 주어진 60분 안에 90개 문제를 푸는 것 자체가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미국사 수업을 이수한 일부 해외 유학생이 시험에 응시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고등학교 재학생의 응시 비율도 크게 늘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이 이과 과목만 2~3개를 응시하기 때문에 역사 과목을 선택해 스스로를 차별화하려는 노력에서 기인된다.

미국사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미국의 역사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식민지 시대가 시작된 이후 300~400년의 기간이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SAT 세계사가 기원전 1만 년부터 다루는 것에 비해 범위가 좁다. 따라서 미국사 시험은 아주 세세한 역사적 사건까지 물어보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특징이 있다. 문장의 빈 칸을 채우거나 역사적 사실을 묻는 문제가 80% 정도고, 나머지 20%는 지도·표·삽화 등과 유명 인물의 발언을 인용한 자료 해석 문제다.

미국사를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역사는 암기 과목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물론 SAT 미국사 시험의 약 10%는 사건의 발생 연도를 묻는 등의 단순 암기 문제이고 그 외 문제도 철저한 암기가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암기 이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공부하고, 역사적 사실들의 인과관계, 시대에 따른 정치·경제·사회의 개연성을 파악하는 등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시간적 순서에 맞게 사건과 인물에 대한 자세한 암기를 하는 것이 미국사를 공부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큰 흐름에 대한 이해와 꼼꼼한 암기를 병행해야 하는 시험의 특성상 요약이 잘 돼 있는 참고서와 내용이 충실한 교과서(텍스트북)를 같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세세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어 모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교과서로는 『American Pageant』가 적합하고, 국내 외고 유학반에서는 ‘Amsco’에서 출판된 『AP U.S. History』를 교재로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역사적 흐름을 단기간에 파악하고 요약하기 위해서는 ‘REA’ 참고서를, 어느 정도 공부가 된 후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Kaplan’ 참고서를 쓰면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플래시 카드를 이용하거나 직접 미국사 연대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영어가 부족한 학생은 먼저 한글로 된 미국사 책을 2~3권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또한 AP 미국사 시험은 SAT와 범위가 같고 객관식 섹션은 문제 유형도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AP 문제집에 나오는 문제도 최대한 많이 풀어보아야 한다. 타 SAT 과목에 비해 미국사는 제대로 된 연습문제가 시중에 적기 때문이다.

미국사 역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SAT와 AP를 함께 5, 6월에 응시하면 좋다. AP 미국사 시험에는 한국 학생이 특히 어려워하는 에세이 형식의 주관식 문제가 있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범위가 같기 때문에 AP와 SAT를 상호 보완하며 준비한다면 투입 시간 대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권순후(26)씨는

▶SAT 관련 국내 최대 인터넷 카페인 ‘REAL SAT’(http://cafe.daum.net/newrealsat) 총운영자 ▶SERENDI E&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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