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공단등 심한 악취로 주민들 고통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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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악취때문에 못살겠어요. 제발 마음놓고 숨 좀 쉴 수 있게 해 주세요."서공단 (달서구) 과 서대구공단 (서구) 인근 업체 직원과 주민들이 수년째 악취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환경 사각 (死角) 지대' 로 남아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압이 낮고 공기의 이동이 거의 없는 때에는 악취가 더욱 심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성서공단의 J업체 직원 尹정환 (34) 씨는 "날씨가 흐린 날에는 매캐한 냄새와 구역질이 날 정도의 썩은 냄새가 번갈아가며 나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 라며 "그런 날이 일주일에 3~4일정도나 돼 일하기 조차 어렵다" 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입주업체 직원들은 "회사 맞은편의 대구시쓰레기소각장에서 악취가 나는 것 같다" 며 소각장을 악취의 진원지로 꼽고 있다.

그러나 소각장측은 "소각로의 온도가 8백50도 이상이어 쓰레기가 완전연소되는데다 소각하기전에는 쓰레기에서 나는 냄새를 팬으로 흡수한 후 소각로에 불어 넣어 함께 태우기 때문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고 이를 부인하고 있다.

서대구공단 인근 서구중리동.평리동 일대 주민들도 화공약품 냄새와 비슷한 매캐한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

서대구공단 인근 주민 孫형숙 (40.여) 씨는 "흐린날 새벽에는 공기가 뿌옇게 변하면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며 "단속할땐 덜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에는 항상 냄새가 난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환경관리청은 지난 10월 김영화 (金榮和) 대구환경청장을 위원장으로 학계.행정기관.공단 관계자들로 구성된 '서구지역 대기오염 저감대책위원회' 를 구성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흐린날 쓰레기 소각장을 비롯, 성서공단.서대구공단 인근 섬유공장에서 천을 다림질하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등이 뒤섞여 흩어지지 않고 쌓이는데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직원들이 매일 2~4명씩 현장에 나가 점검하고 탈취시설을 보완하도록 업체에 요구하고 있으나 측정장비가 없어 악취배출 업체는 찾기 어려운 실정" 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구 = 홍권삼.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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