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남 김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7002야드)에서 끝난 KPGA투어 토마토저축은행 오픈 최종 4라운드. 54세의 베테랑 최상호(카스코·사진)는 막판까지 선전을 펼치며 아들뻘 선수들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우승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3타 차 단독선두에 올라서며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령 우승 기록(50세) 경신에 도전했던 그는 마지막 날 16번 홀까지 선두를 달리다 17번(파3)과 18번(파5) 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하면서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4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김형성(29)·김형태(32) 등과 함께 공동 3위.
최상호는 프로 데뷔 32년째를 맞는 노장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실력으로 보여줬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55야드에 그쳤지만 3라운드까지 평균 퍼팅 수 1.56개로 전체 선수 가운데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우승에 대한 중압감만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막판 2개 홀에서 나온 3퍼트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최상호는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K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이번 대회 우승은 강욱순(43·안양베네스트)이 차지했다. 72번째 홀까지 합계 8언더파로 정준(38)과 동타를 이룬 강욱순은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파 세이브를 해 이 홀에서 3퍼트 끝에 보기를 한 정준을 따돌리고 통산 열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드라이브샷도 아이언샷도 아닌 ‘퍼팅’이었다.
강욱순은 “지난해 8월 우승한 뒤 샷감각을 되찾았고, 드라이브샷 거리도 280야드 정도 나가 자신감을 얻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