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름값 인상에 '마이카 포기'…대전 3개 중고차시장 매물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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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가적인 경제위기와 기름값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자가용 승용차를 중고 자동차 시장에 내놓는 운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또 대전시내 월별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도 크게 줄고 있다.

50여개 중고 자동차 매매상이 입주해 있는 대전시서구관저동 대전자동차종합시장의 경우 지난달 27일 휘발유값이 평균 9.75% 오른 뒤 업체당 하루 평균 2대 정도에 머물던 판매의뢰 차량이 최근 최고 5대까지 접수되고 있다.

이곳에 쏟아져 나오는 하루 평균 자동차 대수는 기름값 인상 이전 1백50여대에서 최근 2백50여대로 크게 늘었다.

유성구읍내동 등 대전시내 다른 2곳의 중고차시장에도 팔려고 내놓는 자동차 대수가 50% 이상 늘어 났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 자가용을 내놓은 신인용 (32.회사원.대전시서구유천동) 씨는 "회사 사정도 안좋은 데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 지난해 마련한 크레도스 승용차를 팔려고 내놨다" 며 "규모가 좀 작은 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당분간 자가용 없이 생활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요급감으로 중고차 거래량은 전보다 30% 이상 줄고 재고만 쌓이고 있다며 자동차 매매상들은 푸념하고 있다.

대전자동차종합시장의 H상사 김모 (30) 씨는 "매물은 크게 늘었지만 하루 2~3대씩 팔던 중고자동차를 요즘은 한 대도 못팔 때가 많다.

" 며 "그나마 휘발유 차 대신 경유나 LPG차량만이 간간이 팔릴 정도" 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난 속에 자가용을 처분, 지출을 줄이려는 사람이 늘면서 대전시내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도 지난 9월 2천8백8대에서 10월 2천4백5대, 11월 2천1백39대로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가용을 팔지 않아도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사람도 늘어 주유소 업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시중구대흥동 H주유소 직원 김은경 (21.여) 씨는 "기름값이 오른 뒤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어 주유소를 찾는 자동차가 평소 하루 평균 2백50대에서 20~30%나 줄었다" 며 한숨을 지었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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