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합동토론]경제실패(1)…대안없이 '불황조장' 입씨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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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 후보는 경제실패의 책임소재를 놓고 불꽃튀기는 논전을 벌였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대중.이인제후보는 이회창후보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수시로 공동전선을 폈다.

이회창후보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듯 즉각 반격에 나섰다.

사회자가 불황과 대량실업 대비책을 묻자 김대중.이인제후보는 이런 걱정을 하게된 책임을 먼저 따져야 한다며 이회창후보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회창후보의 "정부.기업.국민 모두가 합심해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자" 는 말에 金후보는 "나라를 이꼴로 만든 세력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희망이 없다" 고 쏘아붙였다.

이인제후보는 "오늘의 경제난국은 국가경영을 담당하는 세력들이 때에 맞는 정책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관성도 못지켰기 때문에 생긴 것" 이라며 이회창후보를 막바로 겨냥했다.

이회창후보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김대중후보에 대해 "단 하루도 국정경험을 쌓지 못한 후보가 정권을 잡을 경우 올바른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의문" 이라고 반격했다.

정경유착 문제로 넘어가자 이회창후보는 "3金정치가 정경유착의 주범이고, 이 때문에 경제가 나빠졌다.

정경유착은 여야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며 '金후보 탓' 을 강조했다.

金후보는 "정경유착 주범은 재벌과 한나라당이다.

5, 6공과 YS정권에서 정경유착을 좌지우지한 사람들 수십명이 한나라당에 다 모여있다" 고 공박했다.

이인제후보도 부도난 국가의 '김영삼 회장 - 이회창 사장론' 을 제기했다.

"기업이 부도나면 회장.사장이 책임지듯 국가부도에 대해서도 회장.사장이 책임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이회창후보는 이인제후보가 '김영삼대통령의 정치적 아들' 이라고 말한 점을 들어 "회장 아들이 돼 노동장관을 한 실세 전무는 책임이 없나" 라고 비꼬듯 따졌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험한 얘기도 막 튀어나왔다.

이회창후보가 "경제를 망친 3총사가 국민신당에 있다" 고 하자 이인제후보는 "그 사람들이 경제를 맡을 땐 경제가 가장 좋았다.

이회창후보가 과연 올바른 생각을 갖고 말하는지 걱정스럽다" 며 자극적인 언사를 날렸다.

이회창후보는 김대중.이인제후보의 합동공격에 질린 듯 토론마감 인사말을 통해 "이젠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책임을 전가할 때가 아니다" 고 강조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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