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계동에 패션양말 전문점 연 이종호씨…종업원 안두고 운영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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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패션이 전문화되면서 양말 전문점이 새로운 유망 업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튀는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나 교복을 입는 학생은 차별화의 한 도구로, 또 젊은 엄마들은 어린 자녀를 이쁘게 보일 요량으로 패션 양말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서울상계동 노원역 인근 상가에서 패션양말 전문점 '싹스탑' 을 운영하는 이종호 (李鍾昊.34) 씨는 이런 분위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조그만 무역회사에 다니던 李씨는 "내 장사 해야겠다" 는 생각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올 3월 패션양말 전문점을 열었다.

처음부터 양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전문점이 괜찮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만으로 팬시.와인.내의 전문점등을 대상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던중, 한 백화점의 싹스탑 매장에 고객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 '바로 이거다' 싶어 결심을 하게 된 것. "본사가 먼저 물건을 대주고 나중에 판매대금의 70%만 가져가는 위탁판매 방식이라 상품구입비 부담이 적어 유리하다 싶어 주저없이 대리점 신청을 냈지요. " 그러나 막상 시작해보니 점포마련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았다.

학생층 유동인구와 젊은 주부가 많은 상계동 주공아파트 인근 요지를 고른 탓이었다.

9평 가게를 얻는데 보증금 4천만원에 권리금 3천만원이 들었다.

인테리어는 본사 (㈜재미유통)가 정해진 양식에 맞춰 대행해줘 번거로움을 덜었다.

비용은 평당 1백80만원씩 모두 1천6백20만원이 들어갔다.

본사에는 보증금 1천만원을 현찰로 내고 부동산담보 1천만원을 제시하는 걸로 계약이 이루어졌다.

"나는 고급상권을 선택하다 보니 초기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웬만한 곳에서 장사를 시작한다면 4천만~5천만원이면 충분할 것" 이라고 李씨는 설명했다.

매장에 진열된 양말은 학생.여성용이 절반, 유아.어린이용 35%, 성인 남성용 15%로 구성했다.

본사에서 1주일에 2~3번 배달을 해줘 부족한 상품은 그때그때 채울 수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의류처럼 일일이 제품설명을 하는등의 일이 거의 없어 굳이 종업원을 둘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중 하나. 가게 안팎 청소나 상품진열은 모두 李씨가 직접 하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다는 것. 오전 10시30분에 가게문을 열고 밤10시까지 영업을 하는데,가끔 아내가 나와 대신 가게를 봐주기 때문에 "할만하다" 는 게 李씨의 설명. 영업전략이 크게 복잡하지는 않다.

계절이 바뀔 때 신문 광고전단을 배포하고, 수시로 독자적인 사은품 행사도 실시한다.

양말 한켤레 가격이 2천5백~5천9백원 수준. 학생에겐 볼펜, 주부에겐 옷걸이등을 선물로 준다.

양말 2~3켤레를 사는 고객에겐 우수리 1백~2백원정도는 깎아주기도 한다.

별것 아니지만 고객에게 가게를 인식시키는 데는 효과 만점이다.

현재 이 가게의 매출은 월평균 2천만원. 비수기인 여름 한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중 30%인 6백만원이 그의 수입이다.

종업원 월급으로 나가는게 없기 때문에 점포 임대료 월1백만원정도와 전기세등 고정관리비 50만원을 제하고 나면 4백50만원이 이익으로 남는다.

물론 점포 투자비의 금리를 감안하면 실제 순수익은 3백여만원 정도이지만 李씨는 그런대로 만족할 만하다고 말한다.

요즘은 단골고객도 늘고 있어 앞으로 수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려움이라면 매장에 진열된 양말 종류가 2백여종이나 돼 재고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 잘나가는 제품은 곧바로 주문을 하고 안나가는 것은 반품을 하는 것이 매상을 늘리는 요령이기 때문이다.

李씨는 "패션양말 전문점은 주 고객층이 학생 또는 주부이기 때문에 너무 나이든 사람보다는 젊은사람이 가게를 운영하는 게 유리하다" 며 "육체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고 장소만 잘 고르면 일정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특히 적합한 업종" 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운영 유의점>

▶포장에 신경써라 = 패션양말은 선물용이 절반을 넘는다.

따라서 고객이 요구할 경우 포장을 해 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물론 본사에서 양말을 담는 케이스를 공급하지만 별도의 포장지를 다양하게 갖춰 놓았다가 예쁘게 포장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

▶깔끔한 점포 이미지를 유지해라 = 양말이긴 하지만 패션 상품을 파는 곳이다.

눈에 안보이는 곳까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이고 가급적 조명을 밝게 하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패션양말은 주로 밝은 색상이므로 먼지가 앉아 있는 것이 쉽게 눈에 뜨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먼지 앉은 양말은 구매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게 이미지마저 흐려 놓을 수 있다.

▶상품진열에 유의해라 = 모든 상품진열의 원칙이 그렇지만 고객 연령층을 감안해 눈높이에 맞춰 잘나가는 제품을 집중 진열하는 게 매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양말을 고르는 손님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양말 품목이 많으므로 수시로 재고를 관리해 결품이 없도록 해야함은 물론이다.

▶친절은 기본 = 고객 연령층이 낮으므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양말을 고르다 손때를 탈까봐 눈치를 주는 것은 금물. 구경삼아 들어온 학생들도 적지 않은데 만지직거리다 그냥 나간다고 싫은 표정을 지으면 다시는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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