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케크 박윤식 사장, 실린더 달린 진공 용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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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식사장이 진공 밀폐용기를 소개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손쉽게 진공 상태가 되는 용기가 나왔다. 경남 영산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에어테크는 뚜껑에 달린 실린더로 공기를 빼면 진공 상태가 되는 용기(상품명 에어라웃)를 개발해 시판에 나섰다. 실린더의 공간이 팽창되면 용기안에 있는 공기가 빠져 나온다. 이렇게 만들어진 진공 상태는 6개월 가량 유지돼 선도 유지나 부패 방지 역할을 한다.

이 회사 박윤식 사장은 정육점 등에서 고기를 진공 포장할 때 전동기가 달린 진공 기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냈다.

야채, 과일, 육류, 녹즙 등을 보관하는 진공 용기를 개발한 에어테크는 코트라(KOTRA) 등을 통해 일본과 미국 등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진공용기는 2000년 3월 국내 특허를 받은데 이어 2002년 4월 미국특허, 2003년 12월 중국 특허를 각각 따냈고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식품박람회와 차 박람회 등에 출품됐다.

박 사장은 "노약자나 어린이도 실린더를 서너 번 누르면 진공 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개발된 진공 용기는 주사기로 용기 속의 공기를 빨아 내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진공 용기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두껑에 진공 실린더를 내장한 용기(일체형)를 개발했으나 두껑이 두껍고 비용이 많이 들어 상품화에 실패했다. 유리 그릇은 진공상태로 만들기가 어려웠고 잘 깨졌다. 이에 따라 유리 대신 연질(PP)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격을 맞출 수 없어 또 실패했다.

결국 경질(PC)플라스틱을 용기로 사용하고 진공 실린더를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부산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산업용 세탁기 콘트롤 박스를 개발하고 청계천에서 8비트 컴퓨터를 조립해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납품하고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 폐업했고 중국에서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다 다시 쓴잔을 마시는 등 인생의 곡절이 적지 않았다.

부산=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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