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대적 구조조정…한화, 투자 20% 축소 ·감원 공식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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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통화기금 (IMF)에 대한 정부의 긴급자금 지원요청으로 크게 달라질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재계의 구조조정 작업의 신호탄이 올랐다.

한화그룹은 24일 김승연 (金昇淵) 회장이 주재하는 '98년도 경영전략회의' 를 예정보다 한달정도 앞당겨 열고 대규모 구조조정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는 올해보다 10% 줄여 1조2천여억원으로 잠정결정했던 내년도 투자계획을 10% 더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또 한화는 올 한햇동안 임원 1백명 (30%) 과 직원 1천5백명 (8%) 을 줄인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또 한화바스프우레탄을 독일의 모 화학업체에 매각해 이 회사와 한화종합화학이 합작토록 하고 한화에너지도 외국업체와 합작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4천억원이 소요되는 서울마포 복합빌딩 건설계획도 축소 조정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10%이상 줄이기로 했던 내년 투자규모를 더 줄이는 방향으로 재검토하는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신규사업은 시기를 늦추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불요불급한 투자는 않는 한편 기존사업도 효율을 높일 방침" 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24일 사장단회의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다음달초로 연기했다.

현대는 계열사별로 투자계획 재검토및 사업순위 조정에 나설 방침이나, 제철사업은 실제 투자가 3년이후 진행되는 사업인만큼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

LG그룹은 내년에 '저성장 (4%) 고금리 (16~17%)' 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 아래 자금의 긴축 운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12월말까지 주요 사업전략에 대한 조정작업에 들어갔다.

대우그룹도 사업계획 확정 시기를 예년의 12월중순에서 내년 1월말로 연기하고, 계열사별 대응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대우는 해외 연수.교육.세미나등은 사실상 중단키로 하는등 경비절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선경그룹은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22% 늘리겠다고 발표했던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연말까지 계열사별로 전면 조정키로 했다.

또 선경은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했던 사장단회의도 국내에서 열기로 하고 이 자리에서 불요불급 투자 억제, 간접경비 30% 줄이기등 긴축경영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신원그룹은 22일과 24일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는등 중견그룹들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통산부는 IMF가 자동차.철강.반도체.전자등 분야에서 과잉투자 대책을 요구해올 것으로 보고 분야별 실태점검을 시작했다.

유규하·양선희·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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