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영일기]한국전장 (주) 김영수 회장…신바람 경영이 필요할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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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우리 경제가 요즘 심상치 않다.

작금의 상황을 두고 견국이래 최악의 위기라고도 하고 국난 (國難) 이라고 까지 말하는 이도 있다.

실로 우리 경제는 올해 들어 기네스북에 오르기로 작정이나 한듯 갖가지 분야에서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먼저 달러당 원화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4자리 수를 돌파하는가 하면, 주가지수는 400선으로 폭락하고 있다.

또한 대마불사 (大馬不死) 의 신화를 깨고 내로라하는 13개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 부도로 부도 관련 기록도 조만간 깨질 것으로 보인다.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위기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다가 나라경제가 결딴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 기록보다 더욱 위기인 것은 온 국민의 기가 죽어 있다는 것이다.

뭐하나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이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우리네 사람들은 기가 죽어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반대로 신바람만 나면 온몸을 던져 일하는 독특한 기질이 있다.

마음 한번 제대로 먹으면 목표를 향해 앞뒤 안가리고 뛰는 기질이 있어 불속에라도 뛰어드는 투지와 기개가 있다.

신바람나서 하는 일에는 설령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별로 후회하지도 않는 독특한 백성이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우리회사만 하더라도 직원들의 회식이 줄었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내 자신도 어느새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는것을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나친 몸조심으로 신중론이 패배론으로 발전되어 자칫 기업구성원 모두의 기를 죽이는 것은 아닌가 자주 생각케 된다.

어려운 때일수록 경영인은 기업의 활력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바람 경영이다.

신바람 경영이란 한국적 감동경영이다.

경영자가 근로자를 믿고 어떤 경우라도 함께 뛰면 놀라운 성과가 있기 마련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뭉치는게 우리네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얼마전 온국민을 열광케 했던 월드컵축구에서 쉽게 확인할수 있다.

최약체팀으로 평가받던 월드컵축구팀이 부상과 실패의 불안감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4회연속 진출이라는 놀라운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적을 만들어야 할 때다.

위기란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있는 것이다.

우리의 기업현장에서 부터 신바람경영으로 신명나는 분위기를 연출해 보자. "가장 약할 때가 가장 강하다" 라는 말이 있다.

주눅들지 말고 힘차게 밀고 나아가 보자. 호암선생이 생전에 "열악한 사업환경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실패하리라는 생각" 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어려운 이때에 이시대 경영자는 다시한번 음미해 볼 말인것 같다.

김영수 <한국전장(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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