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진 수능…대입전략 어떻게 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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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주요 입시전문기관들이 21일 내놓은 9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는 어느 때보다 대입 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고득점자를 뜻하는 3백점대 이상 득점자가 1백60개 일반대 (교대 포함) 모집정원의 32%에 이를 전망이어서 일선 학교에서는 "3백점에 미달하면 지방대행 (行)" 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고득점자가 양산됨에 따라 올해 입시에 미치는 수능의 영향력도 지난해와 달라질 전망이다.

◇ 변별력 (辨別力)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3백40~3백80점대 수험생의 수능 변별력은 지난해보다 낮아지지만 3백~3백40점대는 지난해와 엇비슷하고 3백점대는 커질 것" 이라고 예측했다.

같은 대학.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능 점수 폭이 3백40~3백80점대는 지난해보다 적어지고, 3백점 이하에서는 커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정시모집 상위권 인기학과에서는 지난해보다 학교생활기록부.논술등 다른 전형요소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3백점대 이하 학생은 백분율을 잘 따져 수능 점수를 많이 반영하는 대학을 골라 지원하면 의외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김영선 평가실장은 "고득점자 양산으로 중.상위권의 진학지도가 가장 어려워졌다" 며 "중.상위권 수험생은 수능 성적의 소수점 단위와 백분율 성적을 정확히 따져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고 권고했다.

金실장은 또 "중.상위권의 상향지원으로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대학이 많은 '가 (입시일자 98년 1월7~11일)' '나 (1월12~16일)' 군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며 "수험생은 '군' 별 대학 선택도 잘 해야 한다" 고 말했다.

또 내신성적이 나쁘면서도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대거 상위권대 특차에 지원, 이들 대학의 특차 경쟁률.합격선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 계열.시험영역별 점수 =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수리탐구영역 Ⅰ.Ⅱ 성적이 언어.외국어 영역보다 많이 올랐으며 수리탐구Ⅰ이 쉬웠던 영향으로 인문계의 점수 상승폭이 더 커 지난해보다 인문계는 44.1점, 자연계는 41.2점 올랐다" 고 밝혔다.

그러나 총점에서는 인문계 2백67.1점, 자연계 2백73.7점으로 자연계가 6.6점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金실장은 "인문계는 수리탐구Ⅰ, 자연계는 수리탐구Ⅱ의 점수 변동폭이 커 각 계열에서는 이들 영역 점수가 합격.불합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 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역별 점수차는 줄어 가중치의 영향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金실장은 "서울대는 수리탐구Ⅰ.외국어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데 올해는 수리탐구Ⅰ.외국어영역의 변별력이 낮아져 서울대에 지원 가능한 수험생의 수리탐구Ⅰ 가중치 점수 차가 지난해 21.6점에서 올해는 16.2점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고 밝혔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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