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사태 엄중 문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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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 지하철에서 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기나는 전동차를 무리하게 운행하다 탈선사고를 빚더니 이번에는 야간작업후 공구운반용 수레를 방치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탄 전동차가 충돌해 탈선했다.

전동차 1량이 탈선되고 레일이 심하게 훼손됐다니 수레 발견이 조금만 늦어졌더라면 끔찍한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사고였다.

이번 사고 역시 삼성역 탈선사고와 마찬가지로 인재 (人災) 였다.

야간 레일운반 작업을 마친 작업반이 수레 1량이 떨어져나간 사실을 모른채 철수한 것이 원인이었다.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안전을 생각해야 할 대중교통수단 관리 종사자들이 불과 1시간여후면 전동차가 달릴 선로 위에 수레가 남아 있는 사실을 모른 채 작업을 마쳤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근무기강 해이에서 비롯된 원시적인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

우리는 삼성역 사고때 지하철 안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저한 대책을 촉구했거니와 작금의 사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구조적인 결함이 아닌 직원들의 정신상태로 인한 사고 때문에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직무대리는 사과문을 통해 이같은 사고가 근무체계와 자세.근무환경 등의 총체적인 문제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종합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으나 그것은 차후과제다.

무뎌진 안전의식부터 당장 바로 세우고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관계자는 물론 관리책임이 있는 지하철공사 사장까지 엄중문책해야 한다.

또 같은 유형의 인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은 서울시와 지하철 운영 주체의 위기관리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기술적인 안전대책에 앞서 지하철 운영체계와 조직관리를 근본적으로 점검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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