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무·배추 햇살은 덤…김치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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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겨울철 고구마에 김장김치를 얹어서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던시절이 있었다.

지금도전국 5일장에는 아낙네들이 보따리에 한해 농사인 마늘.고추를 담아와 손님들을 기다린다.

올해는 가을 가뭄으로 무.배추값이 올라 김장담그기가 만만치 않을듯 싶다.

만추의 풍광도 즐기며 싼 값에 김장거리도 장만하는 김장여행을 떠나본다.

◇ 보령 = 석탄박물관.성주산으로 유명한 보령에는 요즘 새 여행거리가 등장했다.

보령시 신덕1리. 이 곳의 배추.무.고추는 유기농법으로 재배돼 청결하고 싱싱하다.

예컨대 배추에 현미식초를 뿌려 알칼리성을 싫어하는 벌레의 피해를 막았다.

이곳에선 배추.무등 김장거리를 직접 뽑을 수 있다.

수확작업은 그동안 의자에만 앉아 운동이 부족한 도시인에게 유산소운동이 된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소의 훈련장면. 사람이 모래주머니를 달고 훈련하는 것처럼 소도 뒤에 돌멩이를 달고 '앞으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방향전환을 연습한다.

문의 = 유시웅씨 (자연농업협회 부회장, 0451 - 642 - 4853) .

◇ 홍성 = 한용운선생.김좌진장군등 항일 독립운동가가 다수 배출돼 뜻깊은 명승지가 많은 홍성은 요즘 짭잘한 젓갈로 각광을 받고 있다.

홍성군광천읍의 한 구릉은 '베트콩의 도피로' 같은 토굴 20여개가 뚫려 이곳 주민들은 '공중에 떠있는 산' 이라고 말한다.

바로 이 토굴들은 새우.조개젓을 익히는 저장소. 연중 기온이 섭씨 12~13도를 유지해야 제맛이 나는 젓갈의 숙성조건을 맞추기 위해 만든 것. 토굴 하나당 길이는 3백m, 폭과 높이는 각각 2m정도. 2대째 광천에서 토굴젓갈을 생산해온 김민수 (40, 0451 - 641 - 8281) 씨는 "토굴을 뚫다 이웃집에서 뚫은 토굴과 연결돼 구멍을 메운 경우도 있다 "고 말한다.

◇ 원주 = 치악산.간현국민관광지등을 여행한후 원주에서 반드시 들러볼 곳이있다.

바로 5일 장터다.

매달 4일.9일등 5일마다 열리는 신림장에 가면 보따리를 풀어놓고 배추와 무를 파는 아낙을 만날 수 있다.

◇ 괴산 = 화양구곡.선유구곡.쌍곡계곡등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괴산. 요즘 괴산에 가면 햇볕에 말린 고추가 그 특유의 냄새를 한껏 피우고 있다.

괴산등 중부권의 고추는 매운 맛 일색인 남부권에 비해 매운 맛에 단맛이 깃들인 것이 특징. 괴산농협 (0445 - 33 - 0361) .

◇ 무주 = 전북 무주군 적상면은 절벽 주변에 단풍나무가 많아 온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하다고 붙여진 적상산과 안국사.호국사등이 관광지. 강원도에서 고랭지 채소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준고랭지 채소를 구해보라. 이영철 (적상농협 판매부장) 씨는 "농협이 확보한 배추.무는 없지만 여행자가 원할 경우 현지 농가와 연결시킬 계획" 이라고 말한다.

적상농협 (0657 - 324 - 5509) .

◇ 영양 = 동해에 솟아오르는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일월산을 낀 영양은 단고추로 유명한 곳. 영양농협 (0574 - 683 - 2281) .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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