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테크⑤]줄기세포로 다시 나는 수퍼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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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리브(왼쪽)와 아내 다나 리브

안녕하십니까. 드림테크의 김민상입니다. 영화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78년부터 네 편의 수퍼맨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으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95년 낙마 사고로 전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2004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9년간 리브는 휠체어에서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의 아내, 다나 리브는 크리스토퍼와 같은 신경마비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크리스토퍼 앤드 다나리브 파운데이션을 세웠습니다. 이 재단은 지난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오바마의 행동에 매우 기쁘다”며 환영의 뜻을 비쳤습니다. 줄기세포가 신경마비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본 거죠.

미국 언론은 이와 함께 줄기세포로 새로운 삶을 찾게 된 사연들을 연이어 보도했는데요. 특히 줄기세포 치료가 허용된 중국에서 새 삶을 찾은 사람들을 소개했습니다. 가비 이오다체라는 29세 루마니아 청년은 17살 때 다이빙을 하다 척수가 손상됐습니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의 단 1%의 가능성에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희망을 걸었습니다.

[가비 이오다체] "이 치료의 1% 가능성은 다른 99% 방법보다 더 기대가 큽니다"

메이시 몰스

가비는 중국에서 줄기세포로 척추신경장애인들을 치료하는 곳을 찾아가, 1주일에 한번 줄기세포 주사를 맞습니다. 또 침술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아직 온 몸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2~3번 주사를 맞은 뒤 뜨겁고 차가운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미국 CBS 방송은 이에 앞서 6주간 중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눈을 뜬 16세 소녀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시신경 발육 부진 증세로 앞을 보지 못했던 메이시 몰스의 꿈은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이었는데요. 메이시는 줄기세포로 이를 극복했고 결국 취미 생활로 운전을 즐기게 됐습니다.


또 미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지난 15일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열 가지 난치병을 선정해 보도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줄기세포 연구는 척수 손상을 비롯해 당뇨병과 심장병, 파킨슨병, 치매, 루게릭병 등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척수가 손상된 환자의 척수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하반신 감각을 되찾아 마비 증상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요. 미국인들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심장병도 줄기세포로 치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를 심장에 이식하면 제 기능을 못하는 심장 근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과 신경계 이상으로 생기는 파킨슨병도 줄기세포를 활용해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도 줄기세포 치료가 오히려 암을 유발하는 등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수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도 생전에 큰 기대를 가졌던 줄기세포 연구, 그가 살아있었다면 미국의 이번 연구 지원 결정이 과연 그를 다시 날개 할 수 있었을까요.

글=김민상 기자
영상제작=최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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