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독립’ 준비 분주한 진천 기상위성센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7면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를 앞두고 국가기상위성센터가 준비에 한창이다. 이 센터 이원석 연구원이 일본 기상위성에서 받은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기상위성센터 본관 2층의 통합운영실. 어른 키만 한 모니터 10여 대가 보인다. 직원들은 기상위성의 지상국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느라 발걸음이 분주했다. 모니터에는 위성 안테나 작동을 관찰하는 CCTV(폐쇄회로 TV)와 위성사진 화면이 떠 있다. 센터 38명의 연구원들은 번갈아 가며 24시간 통합운영실에서 근무한다.

연구원들은 모니터 커서를 마우스로 옮겨 가며 위성 사진을 분석하고 있었다. 일본 기상위성인 MTSAT가 보내온 한반도 상공의 구름 위성사진이다.

기상청 이봉주 사무관은 “이르면 내년 6월이면 일본·미국·중국의 기상위성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띄운 기상위성으로 날씨를 예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위성 독립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그동안 기상청은 주로 일본 기상위성인 MTSAT에서 30분 간격으로 받은 자료를 활용했다.

서애숙 기상위성센터장은 “독자적인 위성이 발사되면 8분(지금은 30분) 단위로 한반도 상공을 관측할 수 있다”며 “태풍·집중호우 등의 예보가 좀 더 정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상시에는 15분 간격으로 관측을 하다가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8분 간격으로 집중 관측이 가능해진다.

COMS는 일본이 2005년 발사한 MTSAT와 비슷하다. 적도 3만6000㎞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춰 이동하며 구름을 관측한다. 한반도 주변뿐만 아니라 인도·호주까지도 관측해 30개국에 자료를 무료로 보낼 예정이다.

기상센터 1층 전시실에는 구릿빛의 위성 모형이 있다. 태양광 발전판이 한쪽에만 설치된 게 이상해 보였다. 위성센터 허성회 사무관은 “발전판이 양쪽에 있으면 측정을 방해할 수도 있어 한쪽에만 설치했다”고 말했다.

무게 2.5t의 중대형 위성인 COMS에는 정지궤도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해양 관측 장비가 실린다.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해수면 온도와 탁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양찬수 박사는 “정지궤도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해양을 관측할 수 있는 센서가 발사되는 것”이라며 “라니냐(적도 부근 해수 온도의 이상 저하 현상) 등 해양 문제를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MS는 테스트를 마치고 9월에 남미 기아나(프랑스령)로 가 아리안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임무 수행 기간은 7년이다.

진천=강기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