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 '3분기 고용동향'…젊은층 취업난 오래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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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고용구조의 악화는 최근의 경기침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감원.명예퇴직등으로 직장을 잃은 남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여자들이 대신 취업에 나서고 있으나 임시직에 만족하는 형편이다.

실업률뿐 아니라 고용의 질도 매우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처음 직장을 찾아나선 젊은층이 직장을 못구해 방황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이런 취업난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연구원은 내년 실업률이 올 3분기의 2.2%보다 높은 2.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한승 (宣翰承) 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청년층의 경우 3D업종을 계속 기피하고 있고,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갖지못한 경우가 많아 선진국처럼 젊은층 취업난이 구조적으로 정착될 우려가 있다" 고 전망했다.

특히 감원이 잘 안되는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이나 취업에 처음 나선 젊은층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20~24세 실업률을 보면 프랑스가 무려 25.9%에 달하고, ▶영국 10%▶미국 9.3%▶독일 6.1%등이다.

이에따라 감봉을 감수하고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유럽.일본식 체제로 가야할지, 아니면 감원을 통해 기업을 살린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미국식을 택해야할지 시급히 결정해야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의 고용동향에서 드러난 특징들을 요약해 본다.

◇ 집에서 쉬는 남자 2백만명 = 남자실업자는 30만명으로 1년새 2만명 증가했다.

아예 취직을 포기하고 집에 있는 남자 (비경제활동인구) 는 1백63만명으로 12만명 증가했다.

통계청은 "1백63만명에는 나이가 들어 집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며 "그러나 올해 12만명이 갑자기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대부분 일자리를 잃은 경우로 볼 수 있다" 고 설명했다.

◇ 여자가 대신 나선다 = 여자중 취업하고자하는 경제활동인구가 8백94만명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50%를 넘어섰다.

이를 반영,가정주부가 1년동안 9만명 감소한 5백91만명을 기록했다.

여자 취업자도 8백77만명으로 1년새 15만명 증가했다.

그러나 여자실업자도 17만명으로 1년새 6만명 증가, 일자리를 찾아나서지만 구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2명중 1명꼴로 임시직 = 임금을 받는 취업자 (자영업자 제외) 1천3백21만명중 계약기간 1년미만의 임시직이 6백23만명으로 47%에 달했다.

2명중 1명꼴로 길어야 1년내에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한 취업상태에 있는 셈이다.

특히 여자 임금취업자 5백19만명중 임시직이 3백26만명으로, 5명중 3명꼴에 달해 남자보다 더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일시휴직자 25만명 = 1년동안 4만명이 증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이들은 다니던 기업이나 개인의 사정에 따라 복직이 가능한 사람들이지만 경기침체로 일시휴직자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노동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젊은층 실업 심각 = 15~19세 실업률은 1년새 6.3→7. 8%로, 20~24세 4.9→6. 1%로 각각 증가했다.

이는 55세이상 실업률 0.8%에 비해 8~9배에 달하는 것이며, 전체 평균실업률 2.2%보다 3~4배에 달하는 것이다.

젊은층 가운데 특히 고학력 실업률이 높은데 20~24세 대졸실업률은 7.2%로 같은연령 고졸실업률 5.8%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이는 대학을 갓졸업한 고학력계층이 직장을 못구한채 취업 재수에 나서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 제조업취업자 감소 = 문을 닫거나 감원을 하는 제조업체가 늘면서 취업자가 24만명 줄었다.

경공업은 물론 지난해까지 줄곧 취업자가 늘어온 중화학공업에서도 7만명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 취업자는 58만명 증가했는데 제조업체에 취직못한 사람들이 주로 식당이나 가게등으로 발걸음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부산.대구 실업률 최고 = 이들 지역 실업률이 각각 3.6%로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부산지역이 이동이 잦은 항구도시인데다 신발등 사양산업이 많기 때문이고, 대구 역시 섬유등 사양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원이 0.5%로 가장 낮았고, 서울은 평균에 0.1%포인트 못미치는 2.1%였다.

고현곤·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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