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보조금 허용 두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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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이동통신 기능을 갖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허용한 지 두달이 됐지만 보조금이 지급된 PDA폰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제공하는 보조금은 PDA 가격의 최대 25%까지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그만큼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신제품이나 재고품을 제외하곤 이동통신업체들이 대부분 보조금에 인색해 소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PDA 제조업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수요만 많을 뿐 시중가로 사려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PDA 보조금 문제의 키를 잡고 있는 이동통신업체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통업체들이 일반 휴대전화에는 경쟁적으로 불법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영업정지에 과징금까지 내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다.

◇보조금 지급되는 PDA폰은= KT의 '넷스팟 스윙'전용 PDA인 싸이버뱅크의 '포즈 X301'이 대표적이다. 넷스팟 스윙은 KTF 이동통신 서비스(016.018)와 KT의 무선랜(인터넷 접속)을 결합한 상품이다. KT와 KTF는 네스팟 스윙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일반 판매가 77만원인 포즈 X301에 보조금 25%를 지급해 57만7500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 PDA는 30만화소급 카메라에 2시간30분 정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운영체제(OS)는 포켓PC 2003이다.

포즈 X301은 지금까지 1만6000여대가 판매됐다. 이 밖에 SK텔레콤이 기존에 팔다 남은 재고 PDA폰에 대해 보조금을 주고 있다. 대략 단말기 가격의 20%(약 15만원)다. 하지만 구 모델이다 보니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통사들 왜 소극적인가=일단 PDA폰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적극적이지 않고 향후 지급 계획도 불투명하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은 통화량 증가로 향후 수익 증대가 예상돼야 실시할 수 있다"며 "PDA폰의 경우 사용자들이 휴대전화 기능보다는 개인일정 관리 컴퓨터 기능을 주로 이용해 통화 수입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현재로는 보조금 지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업체가 적극적으로 보조금 지급에 나설 경우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 시장 특성상 PDA 보조금 지급이 봇물 터지듯 나타날 수도 있다. 당장 KT와 KTF는 보조금 지급으로 네스팟 스윙 이용자가 증가하자 앞으로 다른 PDA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일단 구모델 판매에 주력한 이후 신제품에 적용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소비자들이 새 PDA를 시중가보다 싸게 사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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