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PO도 해결사 안젤코 38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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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배구계는 삼성화재 선수들을 ‘싸움닭’이라고 부른다. 승부근성이 강하고 이기는 법을 잘 알고 있어서다. 삼성화재 주전의 평균나이는 31.6세로 대한항공(27.5세)보다 4살 더 많다. 삼성화재는 나이와 이에 따른 신체적 한계를 싸움닭 기질로 극복한다.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규리그 2위 삼성화재는 이날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3-2로 역전승했다. 프로 출범 후 네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화재는 29일 2차전(인천)을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전 “우리는 나이도 많고 백업요원도 충분치 않다. 특별히 잘하는 선수가 나오기보다 특별히 못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아야 이긴다”고 말했다. 조직력과 약속된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삼성화재 선수들은 이런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패기로 무장한 대한항공이 한번 불 붙으면 잡기 어렵다는 것도 파악하고 있었다.

여오현의 안정적인 수비와 세터 최태웅의 깔끔한 토스가 경기를 이끌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외국인선수 안젤코(38점)가 해결사 노릇을 했다. 안젤코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사상 처음 ‘트리플 크라운(서브·후위공격·블로킹 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석진욱(13점), 손재홍(14점), 신선호(12점)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은 “1차전을 이겨서 2차전은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체력을 빨리 회복한 뒤 조직력을 앞세워 2차전에서 끝내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외국인선수 칼라도 안젤코와 같은 38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1세트는 16점을 혼자 뽑더니 2세트는 4점에 그쳤다. 칼라의 활약에 대한항공은 희비가 교차했다.

대전=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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